| ‘삼국유사’를 쓴 일연을 소재로 한 연극 ‘유사유감’(사진=국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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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삼국유사’. 우리 역사를 지식인의 역사에서 민중의 역사로, 사대의 역사에서 자주의 역사로 바꿔 놓았다는 책이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잘 담아낸 이 책을 쓴 이는 일연(1206~1289). 희대의 이야기꾼이라 불렸다. 왕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의 민중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책에 담았다는 평을 받는 이다.
일연을 소재로 한 작품이 연극 ‘유사유감’이다. 일연의 다른 이름인 견명, 회연이 일연과 동일인물이 아닌 ‘삼국유사’를 함께 집필했던 제3의 인물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일연의 머리를 어지럽혔던 역사 속 인물들이 등장해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작품은 ‘삼국유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해 상상을 덧붙여 풀어냈다. 박춘근 작가가 극작을, 박해성이 연출을 맡았다. 유승일, 선명균, 신안진,유영욱 등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작품에 힘을 불어넣는다.
이 연극은 국립극단이 기획한 ‘삼국유사 연극만발’ 일환으로 제작됐다.천년의 고서이자 한국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는 삼국유사를 통해 우리의 고전을 새로운 창작극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일이다.‘삼국유사 연극만발’ 시리즈는 젊은 연출과 작가들의 작품으로 과감한 도전의 문을 연다. 고전 서사를 해석하는 다양한 연극적 상상력이 과거와 현대를 뛰어넘어 동시대의 감각을 입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화두를 던진다. 지난달 막 내린 ‘삼국유사 연극만발’ 두 번째 작품인 ‘남산에서 길을 잃다’가 주목받았다.
‘삼국유사 연극만발’ 네 번째 작품인 ‘유사유감’은 오는 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1688-5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