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아파트 거래량 1천건 밑돌 듯..9억이하만 거래된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정부의 양도소득세 개편안과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가 이달 들어 1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6억~9억원 구간의 매매 비중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등록 건수가 1천 건을 밑돌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아파트 매매는 1월 5796건, 2월 3874건, 3월 3788건, 4월 3666건, 5월 4795건, 6월 3935건, 7월 4238건, 8월 708건을 기록 중이다.

이달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지난달도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1000건을 넘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예년과 비교해 거래량이 지나칠 정도로 축소된 수준”이라며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큰 데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제한 기조가 강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정부가 양도세 과세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기로 하면서 법 통과 전까지 매물을 거둬들이는 일도 매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 시점인 지난 6월 1일을 전후로 매물이 줄어드는 것 역시 거래 감소 요인이다.

하지만 6억∼9억원 구간의 매매 비중은 크게 늘고 있다. 6억∼9억원 매매 비중은 지난 4월 26.6%, 5월 28.7%, 6월 30.8%, 7월 33.7%에 이어 8월 들어 최근까지 43.8%로 치솟으며 큰 폭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폭을 10%포인트 높였다.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주택가격 기준은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주담대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6억∼9억원 구간의 주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구간의 매물이 부족해지고 가격도 오름세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럭키대현아파트 전용면적 59.7㎡는 지난 7일 9억원(9층)을 돌파하며 이 면적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현대아파트 전용 59.36㎡도 지난 3일 9억원(11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9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의 서울아파트 매매 비중은 이달 일제히 감소했다. 9억∼12억원 매매 비중은 지난달 18.0%에서 이달 16.2%로, 12억∼15억원은 같은 기간 11.2%에서 9.9%로 줄었다.

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는 15억원 초과의 매매 비중은 지난달 15.4%에서 이달 7.7%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