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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유선 인터뷰에서 “원전 경쟁국 중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퇴출됐고 중국은 신뢰성 문제로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결국 한미 원전동맹의 경쟁국은 프랑스 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2030년까지 10기 이상의 해외 원전 수주를 목표로 내건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외교력을 이용해 원전 세일즈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또 수출 걸림돌이던 원전의 원천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정 교수는 “원전 세일즈의 성공 여부는 기술력 못지 않게 외교력이 중요하다”면서 “동유럽 등 미국과 우방 관계를 더욱 돈독히 가져가길 원하는 국가들에서 원전을 수주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전산업 인프라가 무너진 미국은 한국과의 원전 동맹으로 부활을 노린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과 최고의 기술력을 과시했던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건설을 중단하면서 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다. 이후 세계 원전건설시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장악해왔다. 미국은 이번 원전 동맹을 통해 중국·러시아 중심의 원전 건설시장을 재편하고, 주도권을 되찾아 오려는 복안이다.
정 교수는 한·미 원자력 고위급 위원회의 재가동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탈(脫)원전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에서 미국과의 원전 관련 대화 채널이 모두 끊어지면서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파이로 프로세싱) 등 수 년 간 진행됐던 한미 공동연구가 모두 멈춰 버렸다”면서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의 재가동으로 4세대 원자로인 다목적 시험로(VTR) 등 첨단 원자력 핵심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