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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동참하거나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원유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날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정상회의 이후 “우리는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원유 감산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각국은 이달 초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을 60달러로 제한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며, 이후 국제 원유 가격 시세 등을 고려해 2개월마다 가격 상단을 조정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산 원유인 ‘우랄스’가 지난 9일 오후 배럴당 53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반시장적이고 해로운 결정”이라며, 이를 시행하는 것이 “모두에게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 어떤 시점에 소비자가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소비자는 항상 가격을 낮추라고 주장할 것이기 때문에 전체 산업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 관련 제재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원유 선적 조사 업체인 오일엑스(OilX)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제재의 효과는 내년 1분기 후반에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선제타격의 개념을 갖고 있고, 무장해제 타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자국 안보를 위한 미국의 이런 개념을 (러시아도) 채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이 보유한 핵무기 등의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