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컴퍼니 CEO]텔스타-홈멜 "中企 맞춤형 스마트공장 구축"

고객맞춤형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 텔스타-홈멜
자동차 부품 품질검사 장비 국산화로 사업 기반 닦아
맞춤형 플랫폼 ‘Link5’로 中企 스마트공장 구축에 앞장
임병훈 대표, “스마트공장, 제조업 패러다임 바꿀 것”
  • 등록 2019-12-15 오후 1:26:15

    수정 2019-12-15 오후 1:26:15

임병훈 텔스타홈멜 대표
[평택=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스마트공장은 제품을 싸게 많이 만드는 ‘생산성’ 개념이 아닙니다. 제조 데이터 축적을 통한 최적화와 효율의 극대화입니다.”

15일 경기도 평택 텔스타-홈멜 본사에서 만난 임병훈 대표는 “예전에는 물건을 빠르고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공장의 기준이었지만, 스마트공장 시대에는 시장이 요구하는 물건을 ‘오더 베이스(Order-Base)’ 개념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텔스타-홈멜은 고객맞춤형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 기업이다. 제조 과정에 스마트공정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에 자동화 생산설비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축해준다. 구축 직후 바로 생산이 가능하도록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텔스타-홈멜의 강점이다.

여기에 활용하는 플랫폼이 바로 이 회사가 독자개발한 ‘링크5’(Link5)다. 링크5는 공장 내·외부에서 생성되는 빅데이터를 관리·분석해 품질과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하드웨어(장비)와 소프트웨어(프로그램)를 융합한 플랫폼이다. 링크5는 △생산정보 디지털화 △디지털정보 데이터화 △데이터 수집·분석 △시스템을 통한 생산공정 제어 △맞춤형 유연생산 등 단계를 차례로 거치면서 완성된다.

텔스타-홈멜이 고객맞춤형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30년 이상 쌓아온 정밀 측정·조립 장비 제조 경험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경기 평택에 위치한 텔스타-홈멜 공장 내부. (사진=김호준 기자)
1987년 최초의 상업위성인 ‘텔스타(Telstar)’ 이름을 따라 임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는 초창기 자동차 엔진 부품 품질검사 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으며 오히려 반등 계기를 만들었다. 당시 전 세계 장비 분야를 석권하던 일본 기업들의 견제가 적은 틈을 타 현대자동차 공장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IMF가 안 왔으면 현대차가 텔스타와 장비 국산화를 시도할 때 일본에서 견제가 들어와서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일본 장비 대신 텔스타 설비를 깔았는데, 쓰다 보니 괜찮다는 반응이 많았고 이에 맞춰 빨리 디지털화를 이뤄낸 게 성공 요인”이라고 회고했다.

이후 품질 장비 국산화로 사업을 굳힌 텔스타는 2004년 측정기기 분야 기업 독일 홈멜에타믹사의 지분 투자를 받아들이고 홈멜코리아를 인수했다. 그리고 지금의 ‘텔스타-홈멜’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초 임 대표는 홈멜이 가진 측정기기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홈멜사와 손을 잡았지만, 홈멜 소속 엔지니어들의 반대에 부딪혀 기술 도입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글로벌 기업과 일을 하며 글로벌 마인드가 생겼고, 이를 통해 현장에서 경영자와 기술자의 역할도 알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2009년에는 광전자(光電子) 공학전문기업 ‘예놉틱그룹’과 합작한 ‘예놉틱코리아’를 설립하며 자동화 장비 분야 전문성을 키웠고, 2016년부터 본격적인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 기업으로 변신했다.

임 대표는 “스마트공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활용인데 데이터 생성의 출발점이 되는 장비 분야를 오래다루다보니 자연스럽게 전문성이 생겼다”라며 “중요한 품질 데이터들을 우리 장비를 위주로 모으고 있었고, 이 데이터를 기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텔스타-홈멜은 이노비즈협회가 스마트제조혁신 사업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이노비즈 스마트공장 컨소시엄’ 의장사이기도 하다. 올 8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에 참가했고, 지난달 25일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원격으로 공장 제어가 가능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시연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쑤빗 메씬세 태국 교육과학연구혁신부 장관이 직접 텔스타-홈멜 스마트공장 부스를 참관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텔스타-홈멜이 KT와 협업으로 5G 무선망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Digital Twin System)’. 공장의 작업 진행과 설비효율, 생산계획, 결함율 등을 모바일이나 PC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김호준 기자)
텔스타-홈멜은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제조혁신’에 발맞춰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의약이나 식품 등 전 분야로 확장할 방침이다. 임 대표는 11월 초 중기부가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을 위해 조직한 ‘제조·AI데이터전략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최근 임 대표는 박영선 장관의 프랑스 순방에도 동행했다.

임 대표는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사업성이 보장되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들이 국내에 많다”라며 “이런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국내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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