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메타 누른 카카오 AI…내년엔 글로벌 진출”

최동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인공지능책임자 인터뷰
‘얼굴인식·대화처리’ 글로벌 AI 경진대회 연속 1위 성과
美·中 기업에 기술력 승부수, KBS 재난방송에도 AI 적용
피말리는 AI 전쟁터, 정책 지원·법적 불확실성 해소 필요
  • 등록 2022-08-28 오후 1:31:30

    수정 2022-08-28 오후 9:32:38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술은 글로벌입니다. 내년에는 글로벌 진출이 목표입니다.”

최동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겸 부사장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최 CAIO는 카카오(035720) 계열사 중 가장 큰 규모의 AI 연구조직인 AI랩&서비스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향후 1순위 목표에 대해 “카카오의 세계 1위 AI 기술력으로 AI 전쟁터에서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동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겸 부사장은 AI 분야에서 12년 경력을 갖고 있는 AI 전문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12월에 카카오의 사내 독립기업이었던 AI LAB이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최 CAIO는 2020년 4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 Lab 비전팀 팀장 겸 이사를 맡았고, 지난해 AI랩&서비스 조직장 겸 부사장직을 맡은 뒤 CAIO직을 수행 중이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학사·석사·박사 △다음커뮤니케이션 멀티미디어 기술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 Lab 비전팀 팀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 AI랩&서비스 조직장 겸 부사장. (사진=이영훈 기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얼굴 인식 △대화처리 관련 AI 영역에서 글로벌 1위 기술력을 가진 카카오 계열사다. 앞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주관 ‘얼굴 인식 기술 대회’ 2회 연속 1위, 한국어 기계독해 데이터셋 코쿼드 2.0 및 글로벌 AI 자연어이해 경진대회(MS MARCO)에서 각각 1위를 거머쥐었다. 구글, 애플, 메타뿐 아니라 중국을 대표하는 AI 기업인 센스타임을 눌렀다.

최 CAIO는 1위 비결을 “카카오의 전방위 AI 지원 덕분”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AI 기술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수한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는 개발 인재’, ‘광범위한 데이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인프라’ 등 3요소가 중요하다”며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카카오는 이 같은 AI 3요소에 관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세계 1위에 오른 건 아니었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는 “얼굴 인식 기술 대회의 경우 1초 안에 결과 값이 나와야 할 정도로 피 말리는 순간이었다”며 “거액 연봉을 제시하며 한국 인재를 스카웃하는 구글·애플·메타, 대대적인 국가 지원으로 추격하는 중국 기업 사이에서 전쟁을 치렀다”고 돌이켰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술력에 집중해 승부수를 띄웠다. 최단 시간에 구별하는 딥러닝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아나운서 등을 통해 고품질 음성 데이터를 모았다. 영상이나 음성을 합성한 새 데이터도 축적했다. 그는 “사람처럼 인식하고 말할 정도의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글로벌 탑티어 학회에서 약 60편의 AI 논문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KBS는 지진, 화재 등 대형사고로 긴급재난 방송을 할 때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기술을 적용했다. 재난 발생 직후 이른바 ‘AI 아나운서’가 실제 아나운서의 음성 데이터를 토대로 방송을 하는 것이다. 이후 실제 아나운서가 방송국에 도착한 뒤 재난 방송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그는 “목소리만 듣고는 누가 AI인지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앞으로 최 CAIO는 AI 국내 업계가 탄탄한 정책 지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길 기대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반도체 칩 지원, 데이터 관련 법 논의, AI 인재 양성이라는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데이터, 저작권, 개인정보 관련 법이 빨리 절충안을 찾아 정리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곡명을 알려주는 모바일 서비스(다음커뮤니케이션 ‘방금그곡’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IT가 고객과 만나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며 “IT 기술이 사람과 사람을 편리하게 연결해주고, 한계를 돌파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즐겁게 일한 것처럼 앞으로도 직원들과 즐겁게 일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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