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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긴축 힌트 줄까 ‘이목 집중’
블룸버그는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세계에서 유일한 마이너스(-) 단기 금리 체제를 끝내는 방향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그런 일(단기 금리 인상)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우에다 총재의 발언 등을 살펴볼 것”이라며 “모든 시선이 BOJ에 쏠릴 것”이라고 했다.
BOJ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18~19일 열린다. 최대 관심사는 △마이너스 단기 금리 △국채수익률곡선 통제(YCC)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대규모 자산 매입 등으로 구성된 BOJ의 부양책 가운데 현재 -0.1%인 단기 금리를 올릴지 여부다. BOJ는 올해 장기금리 상한선을 높이는 방식으로 YCC 정책을 조금씩 수정해 왔고 ETF 등 자산 매입 규모를 대폭 줄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까지 벗어나면 본격 출구전략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BOJ는 지난 2016년 1월 -0.1%로 금리를 인하한 이래 8년 가까이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했다.
그렇다고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뀌는 방향 자체가 틀어진 것은 아니다. 일본은 최근 꾸준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넘고 있는 만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했다는 해석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이번 BOJ 회의에서 수요 주도 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 더 높은 임금 인상 전망의 힌트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인상 시기 전망을 내년 4월에서 내년 1월로 앞당기는 기류마저 있다.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져 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구조가 정착한다면 긴축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기무라 타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우에다 총재는 시장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부양책을 끝내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출구전략의 과정은 이미 시작했지만 종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엔화 가치의 향방이다. 미국과 유럽이 내년 완화 쪽으로 전환하면서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와중에 일본이 반대로 움직이면 미·일 금리 차가 줄며 엔화의 상대적인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고 엔고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우에다 총재의 출구전략 시사 발언에 한때 150엔을 넘던 달러·엔 환율은 140엔대까지 급락했다(달러화 약세·엔화 강세). 내년 시장의 달러·엔 환율 컨센서스는 130엔대다. ‘미스터 엔’(Mr.Yen)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차관급)은 엔화 약세가 한창이던 지난 9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통화정책이 가까운 미래에 전환하면 엔화 가치는 130엔을 향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BOJ가 내년 4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다는 전제 하에 달러·엔 환율이 123~125엔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미즈호증권)도 있다.
게다가 연준의 ‘피봇’(pivot·통화정책 전환) 선언 이후 월가 주요 기관들은 내년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앞다퉈 상향 조정하고 있다. 연준이 내년 최대 7번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캐피털 이코노믹스)까지 나왔다. 달러화 약세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