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난 22일 점심,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이자 체감 기온 38도를 넘긴 이날 이곳은 평소와 달리 다소 한산했다. 2층짜리 단독주택을 통째로 식당으로 쓰고 있는 이곳 1층에는 4~6인이 한 번에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10개가량 있는데, 기자가 머문 이날 오후 12시~12시30분쯤에는 절반 가까이 테이블이 비어 있었다. 한 테이블당 2~4명씩 총 15명 안팎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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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조치를 2주일 연장하기로 발표하면서 외식업계의 신음이 고조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지난 12일부터 2주간 서울 등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조치가 전격 시행하며 여름철 때아닌 된서리 피해가 길어지면서다.
지난 2주간 수도권 4단계 기간 동안 실제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 확대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 등 사실상 ‘사회적 통금’ 봉쇄 조치로 매장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시기부터 찜통더위가 본격 이어지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까지 발효되면서 시민들의 외출이 더욱 뜸해진 탓도 있다.
이에 외식업체들은 매장 운영 시간과 인원을 한시적으로 감축하고 나서는 분위기다. 손님이 줄어든 탓에 수요 맞추기를 우려하면서 신메뉴 또는 여름철 한정 메뉴 출시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곳도 있다.
서울 금천구 한 양식당 겸 퓨전 주점. 개인이 아홉 테이블 남짓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소상공인 매장이다. 이곳은 최근까지 일 평균 약 40만원의 매출을 내다가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15만원 이하로 떨어지며 3분의 1 토막이 났다. 술집 특성상 저녁 장사가 비중이 큰데 3인 이상 모임 제한이라는 강력한 조치로 삼삼오오 모여 즐기는 술자리 자체가 사라지면서다. 직원 없이 운영자 둘이서 오후 10시까지 영업은 하고 있지만, 줄어든 손님 탓에 객단가를 맞추기 위해 구매하던 식재료 종류를 줄이면서 일시 품절 메뉴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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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VIPS)는 지난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당시 도입했던 매장 브레이크타임(휴장 시간)을 이번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재실시하고 나서며 사실상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전국 매장별 재량에 따라 점심과 저녁 시간 사이 2시간 안팎의 브레이크타임을 시행 중이다.
같은 외식업계더라도 업종 성격에 따라 분위기는 엇갈렸다.
실제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일대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탐앤탐스, 할리스 점포들은 평소와 비슷하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상대적으로 여파가 덜한 모습이었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음료를 즐기거나 가볍게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로 해당 매장들은 대체로 만석 상태를 유지했다.
다만 강화된 방역수칙으로 매장 내 좌석 축소와 띄어 앉기로 인해 예년에 비해서는 대체로 일 평균 방문객 규모가 줄었다는 평가다. 해당 매장 한 직원은 “(거리두기 4단계 전후로) 방문자 수가 특별히 줄어든 것 같진 않지만, 작년 이맘쯤에 비해 띄어 앉기를 강화하다 보니 덜 붐비는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강수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요즘 주변에서는 외식업종 자영업자와 기업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죽겠다’는 신음소리뿐”이라며 “2명, 4명 같은 지나친 ‘숫자놀음’이 과연 민간이 감내하는 고통만큼 방역의 실효성이 있는지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