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카스테라, 유행 쫓던 요식업계의 말로"

  • 등록 2017-03-18 오전 10:00:00

    수정 2017-03-18 오전 10:00:00

대만카스테라. 사진=아리의부산이야기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성공 프랜차이즈 아이템으로 각광받던 ‘대만카스테라’가 짧고 굵은 호황기를 끝내고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업계는 미디어의 지나친 과장·허위보도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유행에따라 쉽게 번지는 한국의 요식업계의 고질적인 취약점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봄 부산에서 시작된 대만카스테라는 1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부산과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창업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가 월 200% 매출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대만카스테라에 많은 소자본 창업자들이 군침을 흘렸다. 대만카스테라는 현재 전국에 약 400여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1년이 남짓 된 요즘 대만카스테라 앞에 길게 서 있던 줄은 한눈에도 느껴질 만큼 크게 줄었으며 한산해 보일 정도로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 결정적으로 지난 12일 채널A의 먹거리X파일에서 대만카스테라를 비난하난 방송을 기점으로 대만카스테라업계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도덕적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까지 도매급으로 싸잡아 비난한 먹거리X파일 제작진이 도를 넘어 과장보도로 업계를 침몰시켰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유행에 따라 들불처럼 번지는 한국의 요식업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식품공학자 최낙언 씨는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개개인이 자기만의 맛과 개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음식에 있어서도 너무 유행만 쫓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동네의 특별한 맛과 분위기가 있는 가게 보다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가 유독 한국에서 득세할 수 있는 이유다.

황교익 음식칼럼니스트도 케이블TV 방송에 나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황 칼럼니스트는 일본에서 성행하는 지역명물이 유독 한국에는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가게가 잘 되면 곧 그를 따라하는 업체들도 생기고 가맹점을 내 서울로 올라온다. 그곳에 가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렇게 우후죽순 유행처럼 번지다 보면 과다경쟁으로 가격경쟁이 발생하게 되고 질이 떨어지는 재료를 사용하는 업체들도 생기게 된다는 데 있다. 부도덕한 업체는 혼자만 망하는 게 아니라 해당 업종의 몰락을 이끌기도 한다. 이번 대만카스테라의 말로가 대표적이다.

문제가 되지 않는 대만카스테라 업체들은 부도덕한 방법으로 영업한 대만카스테라 업체를 업계에서 퇴출시키고 건강한 제빵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추진할 계획이다.박영은 고조미 대만카스테라 대표는 “그 동안 ‘나만 잘 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보다 냉혹했다”며 “뜻이 통하는 업체들과 힘을 모아 대만카스테라의 개선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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