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해외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법정 근무 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짧게 근무하는 등 기강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재외공관 185곳 중 89곳의 재외공관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해 대정부 질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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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영호 의원이 감사원 및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재국보다 근무시간이 90분 이상 짧은 공관은 5곳, 60분 이상 짧은 공관은 32곳 등 전체 185곳 중 근무시간이 주재국보다 짧은 공관이 89곳에 달했다.
특히 주교황청 대사관의 경우 주재국 관공서보다 2시간 짧은 6시간을 근무했다. 그 외 싱가포르 대사관, 주인도대사관,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등은 주재국 관공서보다 1시간 이상 짧은 6.5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공무원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주40시간, 1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있다. 그러나 재외공관 직원의 경우, 주재국의 실정을 고려해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공관장이 근무시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외교부 소속 국가공무원 신분인 재외공관 직원의 경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해 8시간을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재외공관은 ‘재외공무원의 근무시간은 공관장이 정하도록 하고’ 있는 재외복무원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재외공관에서 근무시간 단축·조정 사유로 워라밸 조직문화, 직원 근무여건 개선, 출퇴근 시간 단축, 근무복지 향상 등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재외공관 근무시간 단축·조정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던 감사원에서도 재외공관 근무시간이 주재국 관공서보다 짧게 운영될 경우 공관 사증발급, 재외국민보호 등 업무 소홀이나 민원인의 불편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재외공무원 근무시간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것을 조치사항으로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재외공무원 복무규정은 공관장이 근무시간을 자율로 정하되, 외교부장관이 승인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9곳에 달하는 재외공관이 주재국보다 짧게 근무하고 있는 사태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외교부의 책임이 크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재외공무원 복무규정 개정 필요성을 지적하는 한편, 재외공관의 전반적인 근무실태와 예산운용에 문제점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