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2만달러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고, 가상자산시장 전체 시가총액도 다시 1조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파월 의장 발언에 하루도 안돼 100조원이 넘는 시총이 사라졌다. 당분간 약세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5.5% 이상 하락하며 2만26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보이며 다시 2만달러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알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이더리움이 `머지(Merge)`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가 잦아들며 9% 이상 낮은 1500달러에 간신히 턱걸이 중이다. 리플(XRP)과 카르다노, 솔라나, 도지코인 등도 7%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전체 시총도 9627억달러 수준까지 쪼그라 들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전까지 1조445억달러였던 시총은 1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무려 109조8570억원 어치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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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매파적 발언에 위험자산이 줄줄이 하락한 것이 코인시장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역대 가장 짧은 8분 정도의 잭슨홀미팅 연설에서 무려 45차례나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써 가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중립금리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멈출 지점이 아니다”고 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말하는데, 그 이상으로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건 경기 침체까지 감내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디지털자산 전문 운용사인 발키리인베스트먼트의 조시 올스제위츠 리서치 대표는 “앞으로 미국 경제에 더 고통이 뒤따를 수 있다는 파월 의장의 경고는 매파적이었고, 이는 안도랠리를 기대한 시장에 충격을 줬다”며 “예상치 못했던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전망이 가격에 더 (부정적으로)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역사상 위험자산 가격이 가장 저조했던 9월장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가 연준 정책금리 인상 부담과 맞물려 앞으로도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쪽이 우세하다.
반면 가격 하락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여전하긴 하다. 마크 뉴튼 펀드스트래트 기술적 전략가는 “이번 가격 하락은 중요해 보이며 단기적으로 약세장을 연출할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가격 사이클 상 반등 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11월까지 상승을 노린 저가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