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부분 나라서 인플레 잡힌다…美·캐나다부터 금리인하 전망

"내년 美·英·유럽 등 주요국 인플레 2% 근접"
공급망 안정에 유가·식품 가격 등 안정 되찾아
피치 "연준·ECB·BOE, 내년 각각 75bp 금리인하"
  • 등록 2023-12-25 오후 1:50:50

    수정 2023-12-25 오후 7:11:11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고공 행진하던 인플레이션이 내년 주요국 대부분에서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으로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을 종료하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청사.(사진=AFP)


공급망 안정에 인플레도 제자리 찾아가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이클 손더스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수석고문은 내년 4분기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대비)이 내년 4분기 2.2%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7%를 넘보던 미국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물가 관리 목표로 삼는 연간 2%대에 근접할 것이란 뜻이다. 손더스 고문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과 영국에서도 내년 4분기 인플레이션이 각각 1.3%, 2.7%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에도 인플레이션은 빠른 속도로 안정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11월 미국과 영국, 신흥국에서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2%로 연간 2%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분석했다.

WSJ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교란됐던 공급망이 지난해 말부터 안정을 찾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서 식품 가격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최근까지 강력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펴왔던 것도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으로 꼽힌다.

2분기엔 대부분 국가서 완화적 통화정책…美·캐나다가 시작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인플레이션이 수그러들면서 각국 중앙은행도 내년 통화정책 전환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리서치 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내년 중반에 근원 인플레이션이 2%에 근접할 것이라며 미 연준과 캐나다 중앙은행부터 시작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내년 2분기면 대부분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닐 시어링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매파(긴축적 통화정책)적 경향이 강한 유럽중앙은행(ECB)는 미 연준이나 영국 영란은행보다는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또한 미국과 영국, 유럽에서 모두 내년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올해보다 75bp(1bp=0.01%p)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ME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를 내년 3월까지 인하할 확률을 93.3%로 보고 있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는 “경제가 비교적 잘 돌아가고 있다. 금융 여건이 개선됐다”며 내년 연준이 3~4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만 하향하는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더글러스 포터 BMO캐피털마켓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국가에서 내년 성장률이 내년보다 둔화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와 에너지·식품 가격 안정, 공급망 정상화 등에 따라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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