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하면서 금융 여건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일 “연준은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2회 연속 동결하며 예상에 부합했다”며 “성명서에서는 경기에 대한 표현이 일부 변경됐는데 최근 장기금리 급등으로 인한 금융환경 긴축이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강한 긴축 스탠스에서 완화적인 면모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회 동결 후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은 옳지 않다며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야 한다는 스탠스를 유지했지만 12월 금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논의된 게 없다며 힌트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점도표는 해당 시점 위원들의 전망일 뿐이라며 상황에 따라 점도표가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금융 여건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준은 최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왜곡됐던 수요의 되돌림,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수요 약화와 공급측 회복 시간 확보의 두 가지 경로가 함께 작용했다고 봤다”고 해석했다.
11월 FOMC 회의는 시장금리 상승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지 여부가 중요했는데, 성명서와 기자회견에서 높은 장기금리나 강달러, 주가 하락 등 금융 여건이 통화정책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이 확인돼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을 낮췄다.
전 연구원은 “연준이 경기와 금융 여건을 함께 고려하기 시작한 만큼 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될 것”이라며 “가계와 기업의 금리 부담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물가가 안정된다면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도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