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 자신의 실직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는 ‘퇴사 브이로그(VLOG)’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회사 사정이 나빠져 해고 대상이 된 유튜버들이 퇴사 전후의 일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들은 실직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퇴밍아웃’을 하고 퇴사 날에도 평소처럼 출근길과 회사에서의 모습, 퇴근길 풍경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다. 특히 유니폼을 반납하고 사복 차림으로 집으로 향하는 항공사 승무원들의 동영상이 많다.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20대부터 10년가량 다닌 직장을 떠나는 것이지만 다들 덤덤해지려 애쓴다.
영상에서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정규직도 코로나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각 기업의 재무제표 속 ‘직원의 현황’ 항목을 보면 이처럼 일자리 잃은 추석을 보내야 하는 이들의 숫자가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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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 중에는 CJ CGV(079160)가 코로나19로 영화 관객 수가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CGV 직원 수는 지난해 말 7068명에서 올해 6월 말 3664명으로 48%(3404명) 줄었다. 특히 이 기간 기간제 직원 수가 2010명에서 114명으로 1900명 가까이 감소했다.
GS리테일(007070) 직원 수는 작년 말 8849명에서 올해 6월 말 7215명으로 18%(1634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023530)도 2만5298명에서 2만4228명으로 1000명가량 줄었다. 국내 대형 마트 1위 회사인 이마트(139480)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2만5557명으로 반년 전보다 222명 감소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두산중공업(034020)(-1102명), 쌍용차(-109명), 아시아나항공(020560)(-76명)도 직원 수를 많이 줄였다. 코로나 대표 취약 업종인 항공·여행 업체인 대한항공(003490)(-382명), 하나투어(039130)(-94명)도 회사를 떠난 사람이 많았다.
건설·자동차·조선 등 전통 제조업체 역시 코로나19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무급 휴직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 수는 재무제표의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 7일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전체 직원 1136명 중 605명에게 정리 해고를 통보한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수는 지난달 2692만 명으로 코로나 사태 전인 지난해 말 대비 약 47만 명 줄어들었다.
유튜브에서는 요즘 퇴사 브이로그와 함께 노무사 등이 회사의 권고사직이나 부당 해고 등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동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퇴사 브이로그를 올린 유튜버들은 직장을 떠난 뒤의 자기 일상을 영상에 담아 다시 공유하고 사람들은 격려의 댓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