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인력난에…팬데믹 후 회복 더딘 아태 항공산업

전세계 항공사 수용력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
아태 지역은 평균 정시 운행률 평균치보다 떨어져
조종사 이탈 등 서비스 저하, 슬롯 확보 경쟁도 치열
  • 등록 2023-12-25 오후 1:36:51

    수정 2023-12-25 오후 1:36:5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세계 각국의 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 전세계 항공 산업도 코로나 이전 시대로 회복하고 있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이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항공 산업은 국경 재개 지연, 조종사 부족, 공급망 중단 등 문제로 심각한 운영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운항 분석업체 OAG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사 수용력은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전 수준의 약 97%, 정기 항공편은 91% 정도로 개선됐다.

항공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결항이나 지연 같은 서비스 문제가 발생하는데 아태 지역의 문제가 좀 더 큰 편이다.

현재 아태 항공사의 평균 정시 운행률은 86%로 2019년 87%보다 1%포인트 가량 낮다. 전세계 평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정시 운행이 가장 많고 취소 횟수가 가장 적은 상위 20개 항공사 중에서도 아태 지역 항공사 수는 예전보다 감소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에어인디아는 올해 많은 국제선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항공편 지연·취소 승객에게 필수 시설을 제공하지 않았단 이유로 인도 항공 당국으로부터 조치를 받았다.

콴타스항공은 올해 8월 기술상 이유로 공항 폐쇄 때문에 시드니행 항공편이 최대 8시간 지연된 바 있다. 필리핀에서는 세부퍼시픽의 항공편 지연·취소 증가에 대한 불만이 늘자 8월 상원 차원의 조사가 들어가기도 했다.

아태항공협회 사무총장인 수바스 메논은 “아태 항공 산업의 회복이 늦은 것은 지정학적·무역 긴장으로 인한 심각한 공급망 문제와 동시에 발생했다”며 “인력을 포함한 자원의 제약으로 후 항공사의 항공기 업그레이드, 서비스 능력 개선도 지연됐다”고 분석했다.

승객들은 늘어나는데 조종사, 승무원 등 인력 부족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 퇴직, 전직 등으로 현업을 떠난 인력의 빈자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OAG 아시아 책임인 마유르 파텔은 “많은 사람들이 시장 회복세가 더 강한 미국·유럽·중동 항공사로 이동했고 장거리 비행을 했던 선임 조종사들도 조기 퇴직했다”며 “새로운 조종사를 훈련하려면 최대 3~4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태 지역 공항의 슬롯(slot·이착륙을 위해 배분된 시간) 확보 경쟁도 어려움을 키우는 요인이다. 공항이 자국 항공사 우선으로 제한된 슬롯을 우선 확보하려고 하면서 정작 필요한 항공사에게 돌아가지 않으면서 매달 약 30만석의 좌석이 낭비되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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