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키이우서 후퇴…반격나선 우크라 추격전

교황, 푸틴 겨냥해 "일부 통치자가 갈등 조장…철없고 파괴적 침공"
  • 등록 2022-04-02 오후 10:08:57

    수정 2022-04-02 오후 11:07:59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철수하는 러시아군을 따라 계속 진격하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가 밝혔다.

(사진=AP)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키이우 인근에서 철수하면서 개전 직후부터 교전이 이어져 온 키이우 교외 호스토멜 공항에서 병력을 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동부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교전 끝에 제2 도시 하르키우의 주요 도로를 장악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인근 30개 이상의 정착촌을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했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군은 동부 지역에 전선을 구축해 놓고 있으며 동부와 남부, 마리우폴 등지에서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서둘러 철수하면서 탱크와 로켓 발사 차량 등을 그대로 남기고 떠난 모습도 포착됐다. 우크라이나군은 탈환된 도시에서 민간인 시신과 약탈 흔적 등 전쟁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지뢰를 대거 설치해 집이나 시신 등에도 기폭 장치 등을 달아놓았다고 규탄했다.

한편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일부 강력한 통치자(potentate)가 갈등을 일으키고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지중해 섬나라 몰타 순방 중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며 “슬프게도 일부 강력한 통치자가 민족주의적 이익이라는 시대 착오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교황이 이날 푸틴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발언의 맥락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푸틴 대통령을 가리키는 게 명확하다는 게 AP통신의 설명이다.

교황은 지난달 13일 “도시 전체가 묘지로 변하기 전에 용납할 수 없는 무력 침략을 멈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지칭한 것은 기도할 때 등으로 한정해왔다.

교황은 “유럽의 동쪽에서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퍼지고 있다. 타국에 대한 침략, 흉포한 시가전, 핵무기 위협은 먼 과거의 암울한 기억이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오직 죽음과 파괴, 증오만을 초래하는 전쟁의 찬 바람이 많은 이들의 삶을 강력히 휩쓸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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