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에서 7900억원 사라져…해킹 의심"

FTX 지갑에서 6억달러 상당의 코인 사라져
탈중앙화 거래소로 이동
외부 해킹 또는 내부자 소행 의심되는 상황
FTX 업데이트 말고, 사이트 접근도 주의해야
  • 등록 2022-11-12 오후 3:12:32

    수정 2022-11-12 오후 3:28:08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코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으로 파산 신청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서 6억달러(약 7900억원) 상당의 코인이 사라졌다. 해킹이나 내부자 소행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해킹일 경우 해커가 사이트에 악성코드를 심어 놓았을 위험도 있어 사이트 접근에 주의가 필요하다.

1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 외신은 이날 FTX 소유 가상자산 지갑에서 6억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온체인 데이터(블록체인 내부 데이터) 분석 결과 솔라나, 바이낸스토큰을 포함해 다양한 이더리움 기반 토큰이 FTX 지갑에서 빠져나가 탈중앙화거래소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FTX 해킹 루머가 돌자, FTX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도 해킹 사실을 확인하며, 새로운 업데이트를 설치하지 말고 모든 FTX 앱을 삭제하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메시지는 FTX 법률 고문 라인 밀러가 공지 사항으로 고정했다. 지금은 이 공식 채널에 접근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외부 공격에 의해 해킹이 발생한 것인지, 내부자 소행인지 등 자금 유출 경위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블록체인데이터분석 업체 크립토퀀트 주기영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FTX가 해킹을 당했고, 내부자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며 “FTX 앱을 업데이트하거나 설치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FTX 홈페이지 캡처
이날 FTX는 미국에서 챕터 11 파산 신청을 냈다. 챕터 11은 단순히 자산을 청산하는 챕터7 파산 절차와 달리, 회사가 사업 구조조정을 희망하는 경우 선택하는 파산 절차다. 파산을 신청하더라도 일상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

설립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는 파산 신청과 함께 CEO자리에서 사임했다. FTX의 새로운 CEO는 대형 에너지업체 엔론을 포함해 다양한 파산 사건의 관리자 경험이 있는 ‘존 레이 3세’가 맡았다.

이번 사태는 FTX의 부실운영 문제로 시작됐다. 자체 발행한 FTT코인을 담보로 관계사 알라메다를 통해 달러를 대출받고, 달러로 다시 FTT을 매수해 가격을 뻥튀기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FTX 초기투자자인 바이낸스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5억달러 규모의 FTT코인을 매도하겠다고 밝혀 공포감을 키웠고, FTT 가격이 폭락하면서 FTX에서 코인 뱅크런과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 FTX는 고객 자금을 내어주지 못하고, 자금 출금을 막아 놓은 상태다.

바이낸스는 “FTX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시장 패닉을 막겠다”며 FTX와 인수의향서를 체결했지만, 기업 실사를 시작하고 단 하루 만에 인수 철회를 선언해 혼란을 키웠다. FTX 파산을 막기 위해 94억달러(12조8000억원)의 자금 수혈이 필요했지만, 결국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파산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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