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프론티어①]현택환 서울대 교수팀 "승온법으로 주목···나노기술로 난치병 해결"

20여년 '나노기술' 한우물···올해 국제학술지 다수 게재
IBS 지원 바탕 산업·연구 가치 큰 연구성과 창출
"산업적 중요한 연구와 함께 나노물질 치료 연구 매진"
  • 등록 2020-12-16 오전 6:05:00

    수정 2020-12-24 오후 2:49:26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올해만 ‘네이처’, ‘사이언스’, ‘네이처 머티리얼스’,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등 주요 국제 학술지에 우수 연구성과들을 연달아 발표하고, 노벨화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며 국내외에서 조명을 받은 연구자가 있다.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장).(사진=기초과학연구원)
그 주인공은 바로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IBS 나노입자 연구단장). 현 교수는 지난 20년 넘게 나노과학 분야를 연구해 온 세계적 석학이다. 지금까지 발표한 400편 이상의 논문들이 관련 연구자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중 7편의 논문은 1000회 이상 인용됐다. 화학 분야에서 1000회 이상 인용된 논문의 수는 전체 논문의 약 0.02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큰 연구를 해온 셈이다.

현 교수는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합성할 수 있는 표준 합성법을 개발한 공로로 올해 노벨화학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완전히 새로운 접근으로 원하는 크기의 균일한 나노입자를 만들어낼 방법을 고안해냈다. 기존 방식으로 나노물질을 합성하면 입자 크기가 각기 다르게 생산돼 필요한 크기의 입자만 골라 사용해야 했다. 현 교수는 다양한 시도 끝에 실온에서 서서히 가열하는 승온법으로 바로 균일한 나노입자를 합성했다. 연구는 2001년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된 이래 현재까지 1600회 이상 인용될 정도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 교수는 승온법의 산업적 응용을 위한 원천기술도 개발했다. 전 세계 실험실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균일한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표준 합성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고, 삼성 QLED TV의 기반 기술로도 활용됐다. 현 교수는 “교수로 임용된 1997년부터 네이처, 사이언스에 쓸 수 있는 중요한 기초연구를 하거나 아주 응용된 연구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연구를 수행해 왔다”며 “승온법을 이용해 여러 연구진들이 우수한 반도체 나노입자를 제조해 간접적으로 QLED TV에 기여했다”고 했다.

현 교수는 곧 한 편의 논문을 ‘네이처 머티리얼스’를 통해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짧게는 3~4년, 길게는 7~8년 연구를 통해 나온 연구성과들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현 교수는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지난 8년간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연간 70억원이 넘는 연구비를 지원받고, 연구진들과 국내외 저명한 연구진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적 업적을 이뤄냈다”며 “연구원들은 UC버클리에 파견하거나 우수한 연구원들을 해외에서 유치해 우수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현 교수는 앞으로도 산업적으로 중요한 연구와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 교수는 “지금까지 이룬 응용분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과산화수소 합성 촉매, 연료전지 전극물질 개발 등 산업적으로 중요한 연구들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더 나아가 치료제나 치료법이 없는 난치병들을 나노물질을 이용해 치료하는 연구에 매진해 환자에게 적용하는 단계에까지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편집자주: 지난해 국가 연구개발비 비중은 세계 5위권 수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과학분야에서 추격국(Fast Follower)이었지만 수년간 연구개발투자를 지속하며 선도국(First Mover)으로 도약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글로벌 조사분석 기관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세계 1% 연구자에 과거와 달리 국내 연구자들이 속속 이름을 올려 과학계 첫 노벨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각 분야를 개척하면서 국내외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연구자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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