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미국 뉴욕의 약국형 편의점에 제품이 동난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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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길어진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광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부터 인력, 화물 컨테이너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수월한 공급이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이런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제품을 충분히 쌓아둘 수 없는데 홍보하는 것이 맞을까?’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급망 위기가 기업들로 하여금 ‘여전히 광고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되면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망과 물류 병목현상에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잡고 있어서다.
스털링 브랜드의 수잔 캔터 최고경영자(CEO)는 “선반이 비었는데 수요를 부추기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광고비 지출도 줄이고 있다. 초콜릿 업체 허쉬는 3분기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미셸 벅 허쉬 CEO는 실적발표 뒤 “허쉬의 매우 영향력 있는 광고로 추가 수요가 창출될 경우 공급망 문제 때문에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광고를 계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휴지 등으로 유명한 킴벌리 클라크, 세제 암앤해머로 유명한 처치 앤 드와이트도 줄줄이 광고를 줄였다. 마리아 헨리 킴벌리 클라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전 수준으로 광고를 계속했다면 크리넥스 화장지와 하기스 기저귀 등의 공급부족이 더 악화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과제라는 설명이다.
공급난이 계속되며 4분기에는 광고업계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 휴일 시즌이 낀 4분기는 광고업계에 대목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미디어업체 버슬디지털그룹(BDG)의 제이슨 웨이건하임 사장은 “자동차와 기저귀, 장난감과 식품, 가전제품 등 여러 분야에서 제품 부족이 심각해 광고가 일시적이긴 하지만 상당한 규모로 중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