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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지난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유니클로 매장. 주말보다 한가한 평일 낮이었지만 30여명의 고객들이 옷을 고르고 있었다. 일부 고객은 쇼핑 바구니에 3개 이상의 옷을 담기도 했다. 계산대에는 손님 5명이 줄을 서며 결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석 달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불매운동의 대표적인 타깃이었던 유니클로 제품에 대한 불매도 다소 잠잠해진 모양새다. 일부 유니클로 제품이 매진되는가 하면 오프라인 매장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제품 ‘재고없음’…손님 “불매 묻지 말라”
실제 지난 달 27일 출시한 유니클로 ‘U라인’ 중 일부 품목은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라인은 유니클로가 프랑스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협업해 내놓은 제품이다. 3일 유니클로 애플리케이션 재고 현황에 따르면 이 라인 제품 중 절반 이상은 서울 시내 주요 매장에서 ‘재고 없음’ 상태다.
특히 U라인에서 출시한 브로드 스트라이프셔츠 S사이즈는 서울 시내 50개 매장 중 명동 중앙점과 강남점을 제외한 모든 매장에서 ‘재고 없음’ 상태다. 명동 중앙점은 ‘재고 있음’·강남점만 ‘품절 임박’ 이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유니클로 U라인이 출시되고 단기간에 매진을 기록했다”며 “재고 없는 상품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재고를 채워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해당 제품의 매출액과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셔츠를 사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는 성모(25)씨도 “불매운동 초반에는 눈치가 보여서 매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유니클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아 방문했다”며 “가을 옷을 장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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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이슈 소강…전문가 “불매 이전 수준 회복은 어려울 것”
유니클로 불매뿐 아니라 전반적인 불매운동 이슈가 소강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닐슨코리아가 지난 7월 첫째 주부터 9월 둘째 주까지 일본 불매 관련 온라인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11주 간 총 100만건이 넘는 ‘일본 보이콧’ 콘텐츠가 확인됐다. 그러나 일본 불매 관련 게시글은 7월 넷째 주에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9월 넷째 주 불매 관련 언급량은 1만8000여건으로 7월 넷째주(약 18만건)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닐슨코리아 측은 “현재 꾸준히 일본 불매 관련 게시글이 확인되면서 이슈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지난 하절기 매출 급락을 겪으며 소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일본 브랜드들은 반일 분위기 소강을 기회로 가을·겨울 시즌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불매운동의 장기화에 따른 소비 회복 현상으로 분석한다. 다만 불매운동 이전 수준까지 일본 제품 소비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제품 대신 다른 브랜드 제품을 소비했던 시민들이 해당 제품으로부터 만족감을 얻지 못했을 수 있다”며 “기호·취향 등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이 애국심(불매)을 압도했을 것”고 설명했다. 또 “일본의 태도 변화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 대한 피로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하지만 일본 불매가 전 국민적인 운동이었던 만큼 일본 제품 소비가 불매운동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