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태호 원장은 “머리뼈부터 골반뼈까지 연결돼 있는 척추는 흔히 말하는 S자 형태로 만곡이 있는 것이 정상이지만 일정 각도 이상을 벗어나면 비정상적인 만곡으로 볼 수 있다”라며 “척추측만증과 척추후만증처럼 비정상적 만곡의 경우 통증과 함께 이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눈에 띄는 외관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 뒤틀린 척추, 성장기 전 주의 깊은 관찰 필요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어느 한쪽으로 휘거나 치우쳐 구부러지는 것으로 주로 청소년기에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척추측만증 환자 87,607명 중 10대가 33,396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15,453명으로 뒤를 이었다. 10대와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55%를 넘길 정도로 높다.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유전적인 영향이나 신경근육이상 등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85% 이상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은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데 문제는 겉으로 보일 정도로 변형이 됐을 때다. 한눈에 양 어깨의 높이가 차이나는 것을 알 수 있거나 등이 비틀린 모습을 보이며 골반의 높이가 달라지는 등 외관상의 문제가 생긴다. 만곡의 각도가 60~80도 이상으로 큰 경우 성장장애나 폐활량 감소로 인한 심폐기능의 이상, 허리통증도 생길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사춘기 전후 1~2년 사이에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교정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척추 성장이 끝나기 전인 성장기 전에 이상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고, 전문가를 통해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척추측만증이 발견된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우선 보조기 착용을 권장한다. 특수 보조기로 척추의 변형을 잡아주면 병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보조기는 목욕하는 시간과 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성장이 끝날 때까지 착용하게 된다.
◇ 노년에 굽은 허리, 정신적 스트레스 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건강과 외모관리에 쓰는 시간이 하루 1시간 42분으로, 5년 전에 비해 17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사회·경제 활동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일상 활동도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노년층에게 허리가 굽는 외형적 변화는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70대 이상이 되면 노화로 인해 배와 허리의 근육이 약해지고, 엑스레이 검사를 해보면 허리가 굽어진 것이 쉽게 관찰된다.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윤기성 진료원장은 “척추후만증은 외관상으로 허리와 목이 굽어있거나 허리에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한다”라며 “벽에 등을 대거나 머리와 종아리를 붙이기 힘들고, 계단과 언덕을 지지대 없이 오르내리기 어렵다면 의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척추후만증의 주된 증상은 보행장애로 조금만 걸어도 피곤하고 힘들어진다. 조금 걷다가 앉아서 쉬거나 앞으로 굽는 허리를 이겨내기 위해 어깨를 뒤로 젖히고 걷게 된다. 노년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기능에 심각한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신체 수행 능력이 떨어지면 우울 증상도 동반해 삶의 만족감과 질을 저하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척추후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수시로 허리를 펴주고, 평상시에 복근 및 허리주변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