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주요 시멘트 5개사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90%정도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가격은 오른 데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된 덕분이다.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 실적 이상은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지난해가 최근 3년간 시멘트 실적 중 가장 부진했던 기간이라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
| (자료=다트) 단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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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쌍용C&E(003410)와 한일(한일현대)시멘트,
삼표시멘트(038500),
아세아(002030)(한라)시멘트,
성신양회(004980) 등 5개사(통합 기준, 개별사 7개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7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불어났다. 같은기간 누적 매출은 4조9118억원으로 17% 증가했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의 3분기 누적영업이익은 각각 1818억원, 1066억원으로 1년전보다 각각 113%, 32% 불어났다. 같은 기간 쌍용C&E와 삼표시멘트, 성신양회는 차례로 784억원, 644억원, 391억원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100%, 76%씩 증가했다.
이에 따라 5개사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5297억원의 89%에 이르렀다. 3분기 누적 매출액 역시 지난해 6조2442억원의 79%를 차지했다. 4분기는 상대적으로 시멘트 업계 비수기이나 3분기 누적 실적을 봤을 때 지난해 한해 실적을 달성하는 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신양회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21배로 급증했다. 한일시멘트 경우도 지난해 1년 영업이익보다 54% 더 늘어났다. 삼표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는 3분기만에 각각 지난해 총 영업이익의 90%씩을, 쌍용C&E는 지난해 한해 영업이익의 36%를 달성했다.
| (자료=업계)단위=달러/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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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회사 실적은 제품 가격은 오른 데다 유연탄 가격은 안정화돼서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2월과 11월에 두차례 판가를 올렸다. 톤당 7만8800원이던 시멘트 평균 판매가격은 9만2400원, 10만5000원으로 뛰었다. 시멘트를 만드는 데 연료로 사용되면서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국내 시멘트 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호주뉴캐슬탄 기준으로 톤당 지난해 9월 434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전반적으로 하락해 지난 9월 160달러까지 내려왔다.
다만, 지난해 실적의 상당부분을 3분기만에 달성한 시멘트 회사가 올해 실적에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가 최근 3년간 가장 부진한 한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영업이익 기준으로 시멘트 5개사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5298억원으로 2021년 5805억원보다 9% 쪼그라들었다. 2020년 5411억원에 견주면 2% 작은 규모다.
한 시멘트회사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추가 전기료 인상이 예상되고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한전 가격인상에 따라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을’ 고압 B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3.5원 올랐다. 전기요금은 가격 인상 전 기준으로 원가의 20%정도를 차지한다.
시멘트 수요를 예측해볼 수 있는 선행 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는 27만3918호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은 14만1595호로 57.2% 줄었다. 분양도 14만2117호로 36.5% 감소했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친환경 설비 투자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 쌍용C&E는 시멘트를 생산하는 과정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8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