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실내 마스크 벗겠다" vs 정부 "No"…언제쯤 벗나

대전 "내년 1월부터 자체적으로 실내 마스크 벗겠다"
이장우 "미국도, 출장 다녀 온 튀르키예도 벗었는데…"
정부 당혹 "단일대오 중요, 중대본 사전 협의 거쳐야"
마스크 해제 공론화 시작하지만 내년 봄은 돼야 가능 전망
  • 등록 2022-12-04 오전 11:31:00

    수정 2022-12-04 오전 11:40:13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대전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추진한다. 방역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단일 방역망’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마스크 해제를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론화가 이뤄져도 내년 봄에나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용 가방을 끌고 거리를 지나고 있다. 입국 전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PCR 검사 의무화 조치를 전면 폐지한 지난 10월 이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415.2%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1)
4일 질병관리청은 대전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움직임에 대해 “현재 인플루엔자 등과 함께 코로나19 겨울철 유행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지금까지의 방역조치 시행 절차에 맞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결정을 통해 시행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대전시는 내년 1월부터 자체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방안을 중대본에 공문으로 전달했다. 공문에는 ‘오는 15일까지 정부 차원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 자체 행정명령을 발동해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자체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관해 정부와 다른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하기는 대전시가 처음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의 근거로 “미국이나 유럽은 실내외 마스크를 다 벗은 상태이고, 출장차 다녀온 튀르키예 역시 마스크를 오래전에 벗었기 때문”이라는 근거 등을 들었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10월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즉각 거부 의사를 표했다. 방역에 있어서 ‘단일대오’가 중요하다는 뜻에서였다. 질병청은 같은날 “그간 방역조치는 관계부처 및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중대본 차원의 논의와 협의를 거쳐 시행돼 왔다”면서 “각 지자체 장은 중대본 결정사항보다 강화된 방역조치는 자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반면 방역조치를 완화하고자 할 경우는 중대본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하여 운영돼 왔다”고 말했다.

이렇듯 정부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대전시 자체적으로 마스크 정책을 완화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대구와 경주시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 자체적으로 영업제한 시간을 완화하려다 당국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대신 정부는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당국은 오는 15일 ‘코로나19 대응방향 관련 1차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연다. 이와 함께 자문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서 실내 마스크 의무 완화 시기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논의가 이뤄져도 실내 마스크를 벗는 시기는 내년 봄은 돼야 할 전망이다. 정부 방역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의 의견 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원장인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줄곧 이번 겨울철 유행이 완전히 지나고 착용 의무를 해제할 것을 주장하는 등 쉽사리 실내 마스크를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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