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울산의 모 대학교 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해당 후보 측은 공식 사과를 전하며 해명을 내놨으나 오히려 “나치 경례를 인증한 꼴”이라며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난리난 A대학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두 장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오는 23일 예정된 A대학 인문대 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 2명의 카드뉴스 사진이 담겼다.
문제의 발단은 이들 후보가 취한 특이한 경례 자세였다. 공개된 한 장의 사진에는 후보 두 명이 왼손은 명치 위에 얹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높게 뻗고 있는 모습이 담겼고 또 다른 사진에는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식 경례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누리꾼들은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하며 해당 자세가 독일의 ‘나치식 경례’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욱일기 사진을 쓴거나 마찬가지” “검토 과정에서 누구도 문제 제기를 안했다는게 놀랍다” “사진을 올리기 전 왜 문제 소지를 몰랐는지 이해 불가” “인문대학 재학생이 이 정도의 소양도 없나”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 (사진=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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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7일 해당 후보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카드뉴스에 포함된 동작은 저물지 않는 태양을 의미한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나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Swastica)가 본래 태양 혹은 천둥을 상징한다는 의미와 연관돼 오히려 “나치 경례 의혹을 인증한 꼴”이라는 역풍에 직면했다.
결국 후보 측은 다시 한번 사과문을 올려 “나치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치를 전혀 옹호하지 않는다. 카드뉴스를 제작할 때 더 신중했었어야 했다”면서 “슬로건 동작을 변경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도가 지나치는 비난이나 조롱은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 각국과 미국에선 나치 문양의 사용과 히틀러식 경례를 금기하고 있다. 히틀러식 경례는 팔과 손바닥을 곱게 펴고 눈높이까지 올리며 “하일 히틀러(Heil Hitlerㆍ히틀러 만세)”라고 구호를 외치는 경례 방식이다.
독일 내에서 나치 문양의 사용이나 나치 당원 특유의 경례였던 히틀러식 경례를 할 경우 최대 징역 3년의 처벌을 받도록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