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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잃은 주호영 사의..대안 없어 복귀할 듯
16일 통합당에 따르면 원내 컨트롤타워가 공석이 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주 원내대표에 사의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또 비대위에서도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 할 것”이라며 “성일종 의원이 주 원내대표를 만나러 가서 비대위에서 논의한 입장을 전달 할 것”이라고 전했다. 후임 원내대표 선출 계획을 묻자 “그런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고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6개 상임위원회에 강제 배정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전통적으로 제 1야당이 맡았던 법사위원장을 빼앗기자 주 원내대표는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정치권에선 주 원내대표가 자신을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기 전 선제적으로 사퇴 카드를 꺼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통합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주 원내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며 재신임했지만, 주 원내대표가 사퇴 의지를 굽히지 않아 통합당 원내 업무는 당분간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의 대행 체제로 이뤄질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대안 부재를 이유로 복귀할 공산이 크다. 지난달 치른 원내대표 선거를 한 달여 만에 다시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5선 조경태 의원은 15일 주 원내대표의 면전에서 사퇴론까지 거론했지만 이에 공감하는 의원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산전수전 겪은 주호영에 기대 걸었지만..마땅한 돌파구 없어
책임론은 면했지만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실망감은 감출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 당시 주 원내대표가 두터운 정치 협상 경험을 내세워 당선된 만큼 수적 열세를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원내대표로 취임한 뒤 행보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였다.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찾고, 닷새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을 참석해 통합당의 변화 및 협치 의지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또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야당의 입장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통합당 내에선 산전수전을 다 겪은 주 원내대표가 안정적으로 21대 국회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다.
주 원내대표가 돌연 사퇴하자 통합당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가 복귀해 나머지 상임위를 두고 협상에 나서기에도 늦어버렸다. 통합당 원내지도부는 당분간 국회 의사일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발목잡기’ 프레임이 우려된다.
아울러 장외 투쟁도 고려사항이 아니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 때부터 장외로 나가지 않고 원내에서 투쟁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통합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강제 배정된 상임위원회에서 절대 활동할 수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국회 ‘보이콧’이라는 말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