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한 그릇, 집에서 즐기세요'…HMR 팔걷은 외식업계

한촌설렁탕, 편의점 이어 홈쇼핑서 HMR 판매
한촌설렁탕 운영사, 오송 신공장에 250억 투자…종합식품기업 꿈꿔
마켓컬리에 입점한 외식 브랜드 42개…월평균 25만개 판매
2018년 HMR 시장 3조7000억 규모…2023년 5조원 이상 성장 전망
  • 등록 2020-01-02 오전 6:30:00

    수정 2020-01-02 오전 6:30:00

외식업계가 부진 탈출의 돌파구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촌설렁탕이 최근 출시한 HMR ‘설렁탕집 설렁탕’.(사진=이연에프엔씨)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외식업계가 경계를 허물고 소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 성장을 발판삼아 주력 메뉴를 HMR로 개발하며 소비자와의 접점 넓히기에 나선 것. 기존 가맹점 사업을 통한 성장에 한계를 느낀 외식업계가 외연확장의 필요성을 절감한데 따른 조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촌설렁탕은 최근 GS25에 편의점용 HMR ‘설렁탕집 설렁탕’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번 제품은 48시간 고아낸 사골 육수와 양지고기 육수의 적절한 배합으로 매장에서 먹는 담백하고 깊은 설렁탕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1인 가구를 겨냥한 만큼 냄비에 부어 끊이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부터는 홈쇼핑으로 HMR 사업영역을 넓혔다. 지난달 23일 홈앤쇼핑을 통해 HMR ‘일품한촌탕’을 판매했다. 일품한촌탕은 한촌설렁탕의 시그니처(상징) 메뉴인 ‘보양한촌탕’의 노하우를 담은 제품으로 사골, 도가니, 양지고기, 머리고기를 담아 깊고 고소한 육수의 맛과 김칠 맛을 느낄 수 있다.
백쿡은 대표 브랜드의 주력 메뉴를 HMR로 개발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홍콩반점의 해물육교자.(사진=더본코리아)
한촌설렁탕을 운영하는 이연에프에씨는 HMR 사업 강화를 위해 충북 오송에 250억 원을 들여 공장을 세웠다. 오송 공장은 레토르트 간편식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약 8톤(t)의 육수를 생산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오송 공장 완공으로 제품 생산력이 약 5배 증가해 가맹점 사업 외 식품제조유통 등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백쿡’ 브랜드를 통해 HMR 및 소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백쿡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집약한 브랜드다.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홍콩반점0410 해물육교자’는 오프라인 홍콩반점 매장 외에 이마트, CU 편의점, 11번가, 옥션, G마켓, 티몬 등에서 판매 중이다.

연안식당을 운영하는 디딤은 대표 메뉴인 꼬막비빔밥을 HMR로 출시해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교촌치킨과 굽네치킨,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HMR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속속 출시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BBQ가 선보인 삼계탕은 월평균 3200개 이상 팔리고 있다.

마켓컬리에는 42개의 오프라인 외식 브랜드가 입점해 268개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들 제품의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270만개 이상이다. 월평균 25만개 꼴로 팔린 셈이다.

HMR 시장은 외식업계가 탐낼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18년 HMR 시장 규모는 3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9.2%포인트(p) 상승한 규모다. 2023년에는 5조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외식업계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외식산업경기지수는 66.01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3분기 중 최저치다. 1인 가구 증가와 내수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외식산업경기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원자재 비용·종업원 수를 기준으로 산출해 지수가 100 이상이면 성장, 미만이면 위축되는 추세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황은 계속되는 경기 부진으로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HMR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부진 탈출과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HMR 시장에 진출하는 외식 브랜드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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