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 중년여성에게 잘 발병해 폐경기 증상으로 오인

입 마르고, 눈 뻑뻑... 폐경기 증상 아닌 쇼그렌증후군이 원인 일수 있어
구강건조, 안구건조 증상부터 치주염, 관절염, 악성 림프종까지 나타나는 전신질환
  • 등록 2019-09-20 오전 7:13:06

    수정 2019-09-20 오전 7:13:0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전업주부인 김지윤 씨(여· 64)는 언제부터인지 입이 심하게 말라 외출을 할때면 늘 생수를 들고다녔다. 입이 마르다보니 국물이 없으면 밥을 넘기기조차 어렵다. 눈도 뻑뻑하고 자주 충혈됐으나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하고 별다른 검사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의 증상은 더욱 심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했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구강건조와 안구건조의 원인이 자가면역 질환인 ‘쇼그렌 증후군’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더불어 김씨의 고질병이었던 치주염 역시 쇼그렌 증후군의 영향 때문인 것을 알게됐다.

◇40대 이후 중년여성에서 많이 발병

쇼그렌 증후군은 자가면역 질환의 하나로 자기 자신의 면역 세포들이 자신의 침샘이나 눈물샘 등을 공격해 염증을 반복적으로 일으키고, 조직을 파괴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다.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잘 발생되며,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발생 비율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여성 인구 1만 명당 8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소, 호르몬, 세균, 바이러스 감염, 자가 항체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아직까지 원인이나 발생 과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입과 눈물 마름부터 악성 림프종까지 ‘전신질환’

쇼그렌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구강건조와 안구건조 증상이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은 입이 잘 마르기 때문에 입 안이 늘 까끌거리고, 음식을 먹을 때 물이 없이는 먹기 힘들어 한다. 또 간혹 귀 밑의 침샘이 붓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입 안이 오랫동안 마르다보니 치석이 잘 생기고, 그로인해 충치와 치주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눈도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느낌이 자주 들며, 만성적인 충혈과 눈부심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신체 전반에 건조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이 감소되어 질염이 생기기도 한다. 기타 증상으로는 찬 곳에 노출되면 손이 하얗게 변하고 저리는 레이노 증후군, 관절염, 간질성 폐렴, 말초신경장애로 인한 손, 발 통증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5% 정도에서는 악성 림프종이라는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완치 없는 질환으로 정기적인 검사와 치료가 가장 중요

입이 마르는 원인은 고령, 폐경, 당뇨, 복용 중인 약 등 다양하기 때문에 증상만 가지고 무조건 쇼그렌증후군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복합적인 검사를 통해 병의 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 검사는 침 분비 기능과 눈물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검사, 자가 항체 확인을 위한 혈액 검사, 또 침샘의 조직 검사 등의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질환으로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쇼그렌증후군을 완치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폐나 신장에 침범은 없는지, 림프종의 발생 징후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분섭취와 금연 등으로 몸이 건조해지는 것 막아야

쇼그렌증후군 증상이 나타난다면 몸이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시에도 물을 자주 마시고, 레몬주스나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껌, 사탕 등으로 구강건조 증상을 개선시킨다. 구강건조는 치주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담배를 줄이고, 식후 반드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혈압약, 수면제 중에도 구강과 안구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보습을 충분히 하고, 가능하면 비누 사용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송란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쇼그렌증후군 증상이 폐경기 이후 중년여성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고, 실제로도 잘 발생하기 때문에 폐경기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다”면서, “40대 이상 여성 중 3개월 이상 구강건조나 안구건조 증상의 지속되고, 반복적으로 귀 밑의 침샘이 붓고 아픈 경우, 개선되지 않는 피로감이나 관절염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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