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는 엘도라도'…시장진출 러시

우리·하나銀, 사무소 설립 신청
기업銀, 현지 캄보자은행과 MOU
  • 등록 2012-08-20 오전 9:29:46

    수정 2012-08-20 오전 9:29:46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국내 은행들이 개혁에 나선 미얀마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진출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앞으로 시장선점을 위한 은행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 미얀마 중앙은행에 현지사무소 개설 인가 신청을 낸다. 우리은행은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를 연결하는 아시아 벨트 구축을 목표로 하반기에는 직원을 직접 보내 현지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병효 우리은행 글로벌담당 부행장은 “하반기에 사무소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보며 지점으로 할지, 법인을 설립할지, 현지은행과 합작할지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하나銀, 현지사무소 신청…“시장 선점하겠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국내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미얀마 사무소 설립 인가 신청서를 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이미 몇 해 전 미얀마 진출을 타진했지만 현지 정치 상황 때문에 뜻을 접었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네트워크와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은형 하나금융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은 “과거 미얀마 시장진출을 시도한 경험이 있고 외교적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은행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책은행들도 미얀마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안에 미얀마 최대 민간은행인 캄보자은행과 업무협약(MOU) 맺고 현지 시장 동향을 파악한 뒤 내년 초 사무소 설립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유석하 기업은행 글로벌자금 담당 부행장은 “미얀마 금융법상 외국계 은행이 직접 지점이나 법인을 설립할 수 없어 합자회사 형태로 진출하려 한다”며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어 앞으로 기업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 “40년 넘게 외부와 차단…소통 걸림돌”

산업은행도 이르면 올 연말께 미얀마 최대상업도시 양곤에 주재원을 파견하고 사무소 설립을 준비한다.

은행들이 미얀마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 인구는 6000만~7000만 명인 미얀마는 내수시장이 방대할 뿐 아니라 지정학적으로도 인도양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또 천연가스·보석·희토류 등 자원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해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앞다퉈 사업 진출을 하고 있어 금융 네트워크 구축도 필수적이다.

미얀마 정부는 현재 외국계 은행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사무소 설립까지만 허용, 은행 영업 자체는 할 수 없다. 하지만 2014년부터 현지은행과 합작 투자 형태로 진출할 수 있게끔 개방하고 앞으로 자국 금융산업에 대한 외부 경쟁력을 검토해 2015년부터는 외국계 은행의 직접 진출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40년 넘게 외부와 교류가 단절돼 있었기 때문에 소통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미얀마가 서방세계와 어느 정도 빨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사회 인프라도 많이 낙후돼 있고 법적 제약도 많아 서두르지 않고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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