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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충격파의 칼바람을 맞고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 종료 기한이 다가오면서 인력 감원, 노선 축소 등이 줄을 잇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10월1일자로 1만9000명의 임직원을 일시 해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 1만7500명과 관리직 1500명 등이 그 대상이다. 이 정도 규모는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3월 전체 임직원의 약 30%에 이른다.
로버트 아이솜 회장과 더그 파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이전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심각한 정보를 임직원들과 공유해 왔다”며 “오늘은 지금까지 냈던 것 중 가장 어려운 메시지”라고 했다.
아메리칸항공의 이같은 몸집 줄이기는 항공 수요가 급감하는 와중에 정부 지원까지 끊기기 때문이다. 아메리칸항공과 미국 내 다른 주요 항공사들은 연방정부로부터 일자리 유지 등을 조건으로 250억달러(약 29조7000억원)의 지원을 받았고, 다음달 30일까지는 최소한의 운항 서비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인력과 노선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아메리칸항공의 입장이다. 10월이 ‘1차 고비’인 셈이다.
아메리칸항공뿐만 아니다. 최근 델타항공은 조종사 1941명 해고 계획을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달 3만6000명의 임직원에게 해고 가능성을 통보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의회는 추가 경기 부양책을 놓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특히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여야간 합의는 더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추가 인력 감축 소식에 이날 아메리칸항공 주가는 2.23% 급락한 주당 1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아메리칸항공 주식은 팬데믹 전만 해도 3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팬데믹 이후 반토막 이상 났다.
유나이티드항공의 경우 3.03% 내린 35.22달러에 마감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연초 90달러 안팎이었다. 델타항공 주가는 이날 1.01% 반등(주당 30.10달러)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