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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외로움은 심리뿐 아니라 면역체계 약화 등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 등이 나오며 세계적으로도 대비책을 만들어가는 추세다. 이에 서울시도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시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외로움 지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내년 시행 목표로 외로움 지원 사업 준비 중
16일 서울시 관계자는 “1인가구 급증으로 외로움 문제가 나타남에 따라 내년 시행을 목표로 10억원 규모의 외로움 지원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영국 등 외로움에 대비한 세계적 추세에 따라 방치하면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외로움은 마음의 문제뿐 아니라 의료 문제와 경제 문제로 인식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외로움을 국가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대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외로움 장관을 신설하기도 하고 외로움을 전염병으로 규정해 복지 시스템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도 1인가구 증가와 함께 외로움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 1인가구 비율은 1990년대 9.1%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23.9%로 증가했고 2017년에는 29.8%까지 올랐다. 또 서울 시민의 3명 중 1명은 고립된 삶을 산다고 느끼고 있고 5명 중 1명은 극심한 외로움을 겪고 있다고 조사됐다.
지난해 서울복지재단의 고독사 위험 고립가구 특성과 지원 모형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 동안 만 20~64세의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자신이 극도로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전체의 28.8%(288명)였고 극심한 외로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시민은 21.1%(211명)로 나타났다. 또 고립과 외로움이 높은 집단은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고 전 연령층에서 편차 없이 비슷하게 나타나며 전 연령층이 외로움 문제를 겪고 있었다.
서울시민 외로움 측정해 내년에 시행…“외로움 사회적 문제로 인식 필요”
서울시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한국인의 외로움을 측정할 척도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른 기관의 결과가 영국 등 외국 기준에 맞춰져 조사를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외로움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한 척도 등을 마련해야 한다”며 “외로움이 심각한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한 상담이나 프로그램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하반기까지 척도를 마련해 외로움을 측정한 뒤 지원이 필요한 층위를 파악하고 내년에 지원사업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민간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 최소 5억~1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서울시의 1인가구 기본 조례에 따라 진행하고 추가 근거가 필요하면 조례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외로움이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산업화와 핵가족화로 외로움은 모든 연령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누구에게도 연결돼 있지 않다는 감정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자살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이어 “현대인의 소외와 외로움에 사회적 차원의 연결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