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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의 개시를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반응이다.
96년 역사의 미국 콘텐츠 기업 디즈니가 론칭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가 12일(현지시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즈니 플러스의 출시로 넷플릭스가 선점하고 있던 국내외 스트리밍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를 포함한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국내 방송·통신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콘텐츠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7달러의 행복’…마블·오리지널 콘텐츠 무제한
디즈니플러스의 가장 큰 강점은 다채로운 콘텐츠다. 스타워즈와 마블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히트 영화 시리즈부터 알라딘과 신데렐라, 모아나 등 아동용 영화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21세기폭스(FOX) 사의 자산을 713억 달러에 사들여 몸집을 부풀렸다. 마블과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인기 브랜드 콘텐츠들을 월 약 7달러(한화 약 8150원)만 주면 온라인에서 무제한 골라볼 수 있다. 현재 업계를 주도하는 넷플릭스 요금제(12.99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수익 창출에 앞서 소비자 먼저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디즈니는 이를 통해 2024년 정도가 돼야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영리한 가격 책정”이라며 “소비자를 모으는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즈(NYT)는 향후 7주 안에 최소 800만명, 5년 내 76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에서 OTT 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애플과 디즈니의 서비스가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며 “애플이 하드웨어 판매에 방점을 둔 만큼 순수 콘텐츠 제작 능력이 앞선 디즈니의 경쟁력이 더 우세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OTT 대전에 국내 시장도 들썩
거세지는 OTT 경쟁에 국내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인터넷(IP) TV·케이블TV의 인수합병(M&A)을 승인하면서 국내 방송·통신사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OTT 경쟁 구도 형성으로 국내 콘텐츠 품질 개선까지 따라준다면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외 주문형비디오(VOD) 유통 수익이 안정적 증가세로 접어들었다”며 “멀티 OTT 체제에서 판가 및 제작 규모 증가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을 주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콘텐츠업계에 곧바로 영향을 가져다줄 것이라 판단하기는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박상주 성균관대 영상학부 겸임교수는 “결국 관건은 디즈니 플러스 등 론칭한 글로벌 플랫폼들이 국내에 진출을 확실히 할 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디즈니 플러스 측은 아직 내년까지 국내 진출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며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는 중국이란 거대한 시장이 있었고 한국이 중국을 끼고 아시아 시장의 다리가 돼 줄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었다. 중국 시장이 닫혀 있는 지금은 글로벌 플랫폼들이 국내 진출을 확실히 결정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다시 열린다 해도 수요가 예전처럼 높을지 예측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글로벌 플랫폼 시장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며 대비는 해둬야 할 것이다. 제작업계는 특히 콘텐츠를 내놓을 창구들이 많아졌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기회가 많아졌기에 이런 변화로 수익을 누리게 되는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