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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동물 시장에 대기업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 15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산업연구원의 ‘국내 펫코노미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2년 9000억원에 불과했던 반려동물 시장은 올해 5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2010년 17.4%에서 지난해 26.4%까지 늘어나며 관련 시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2006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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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우선 식품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려동물 시장의 핵심 소비 제품군이 사료와 간식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펫케어 시장의 70%가 사료, 간식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풀무원은 2013년 ‘아미오’ 브랜드로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듬해 동원F&B가 ‘뉴트리플랜’을 론칭하고 건·습식 사료와 간식류, 펫밀크 등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림그룹은 2017년 펫푸드 계열사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프리미엄 펫푸드를 표방한 브랜드 ‘더 리얼’을 운영 중이다. KGC인삼공사도 홍삼 성분을 함유한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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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인구 증가는 시장의 세분화를 야기하고 있다. 단순 사료 공급을 넘어 전문 기기와 의약품 등 반려동물의 일생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2016년 ‘몰리스펫샵’을 시작했다. 몰리스펫샵은 반려동물 분양, 병원, 미용실, 호텔, 유치원, 쇼핑, 카페 등의 기능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멀티숍을 추구한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의약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동물의약품협회에 따르면 2014년 7745억원에 그쳤던 동물의약품 시장은 2018년 1조1273억원으로 커졌다. 2005년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해제되면서 대형 제약사들이 앞 다퉈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최근에는 구충제, 진단키트 외에도 치매 치료제 등 신약 개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약개발 업체 GNT파마는 반려견도 사람과 비슷하게 뇌세포 손상 등으로 인지장애를 겪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표적약물 로페살라진을 개발하고 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총괄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한국 펫케어 시장이 질적 성장을 위한 첫 걸음을 뗀 단계로 처방식, 프리미엄 기능성 간식 등에 보다 집중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졌다”며 “국내 펫케어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동물복지 인식과 관련 법규가 강화됨에 따라 앞으로는 성숙한 반려동물 돌봄 문화를 동반한 질적 성장에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