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②'심심풀이 오징어땅콩'…명절 귀성길 필수품

명절 기간 주요 고속도로서 '오징어땅콩' 매출 비중 15%
간편한 섭취 방법과 40여년 이어져온 익숙함 인기비결
미투 제품 대응 위해 디자인 변경…연매출 400억 돌파
  • 등록 2020-02-27 오전 6:30:00

    수정 2020-02-27 오전 6:30:0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오징어땅콩’의 진가는 명절 귀성·귀경길에서 발휘된다. 장시간 운전하는 운전자와 그 가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간식 중 하나가 오징어땅콩이다.

오리온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18년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한 오리온 제품 중 오징어땅콩의 매출이 15% 이상 차지했다. 오리온은 2015년부터 자체적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사 제품의 매출을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오징어땅콩은 항상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오리온)
소비자들이 오징어땅콩을 찾는 이유는 간편함 때문이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와 손에 집기 편한 볼 형태가 소비자 선택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오징어땅콩 특유의 ‘바삭 깨물어 먹는 재미’가 장시간 운전의 지루함이나 졸음을 날려준다는 분석도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인기 간식을 살펴보면 오징어땅콩의 인기 요인이 확연해진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설 이후 1년 간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휴게소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아메리카노였다. 이어 커피음료 완제품이 2위를 차지했다. 3위에는 호두과자가 이름을 올렸다. 세 가지의 메뉴가 올린 매출만 2400억원이 넘는다. 이들 품목은 운전 중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메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익숙함도 오징어땅콩을 찾게 하는 요인이다. 오징어땅콩은 올해로 45세의 중년이다. 40여 년 동안 소비자들과 함께 했다.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오징어땅콩은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만큼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천공장 화재 사고로 생산이 일시 중단됐을 때 소비자들이 먼저 재생산을 요구할 정도로 마니아층이 탄탄하다.

스테디셀러인 만큼 미투(me too·모방) 제품들의 위협도 끊이지 않았다. ‘오징어 땅콩볼’, ‘땅콩버터 오징어’, ‘오징어는 땅콩을 좋아해’ 등 유사 제품이 오징어땅콩의 인기에 도전장을 냈다.

오리온은 원조임을 강조하고 디자인에 변화를 주며 대응했다. 지난 2006년에는 출시 30주년을 맞아 ‘진품(眞品)’ 콘셉트로 TV 방송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제품 패키지 전면에 바다가 연상되는 파도 이미지를 삽입해 미투 제품들의 도전을 물리쳤다. 2016년에는 통쾌하게 씹히는 식감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패키지 디자인에서 과자 모양을 부각했다. 전면에는 ‘Since 1976’이라는 글자를 넣어 정통성을 강조했으며 후면에는 제조공정을 삽입해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오징어땅콩은 확고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4년 4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간 매출액 400억원 시대를 열었고 2017년에는 500억원에 육박했다. 오징어땅콩은 지난해 인기과자 순위에서 당당히 7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같은 기간 연간 매출액은 444억원으로 메가 브랜드로서의 위용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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