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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아르헨티나 출신의 ‘축구 황제’ 디에고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가 하늘나라로 떠나자 전세계 축구계는 슬픔에 잠겼다.
축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공격수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N 등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이날 오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의 자택에서 숨졌다. 향년 60세. 사인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가 고인의 변호인을 인용해 전했다.
마라도나는 지난 3일 경막하혈종(뇌를 감싸고 있는 뇌 경막 아래에 혈종이 고이는 질병)으로 뇌 수술을 받았고, 11일 퇴원 후 통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주치의는 수술이 성공적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퇴원 2주 만에 숨졌다.
마라도나는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데 이견이 없다. 역대 최고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펠레(브라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FC바르셀로나)와 함께 1인자를 놓고 다퉜다. 마라도나는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했으며, 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1981~1982년)에서 본격적으로 주목 받았다. 1982년 유럽으로 건너가 스페인 라 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세리에A의 SSC나폴리에서 10년 가까이 최전성기를 보냈다. 1992년 이후에는 스페인 세비야FC 등에서 뛰었다.
고인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A매치 91경기에 출전해 34골을 넣었다. 선수 시절의 정점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이다. 그는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후 MVP 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특히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일어난 ‘신의 손’ 논란은 지금까지도 화제로 남아 있다. 마라도나는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이 골로 인정된 후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든 골”이라고 했다.
은퇴 후에는 각종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08~2010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아르헨티나 프로축구팀 힘나시아 라 플라타를 지휘했다.
마라도나는 또 악동 기질이 다분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이 치러지는 도중에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돼 중도 하차한 게 대표적이다. 은퇴 이후 마약 복용, 알콜 중독, 비만 등으로 연일 구설수에 올랐다.
“전세계 축구계는 전설을 잃었다”
전세계 축구계는 슬픔에 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마라도나의 별세 소식 직후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메시는 트위터에 고인의 사진을 여러장 올리며 “잘 가요 전설(굿바이 레전드)”이라는 글을 남겼다. 메시는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결코 떠나지 않았다”며 “그는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메시는 고인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 호흡을 맞췄다. 메시는 마라도나의 후계자로 불렸다가 지금은 그와 역대 최고 자리를 다툴 만큼 성장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유벤투스) 역시 고인과 함께 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세계는 영원한 축구 천재와 작별을 고했다”면서 “그는 누구와도 비교 불가한 마법사였다”고 말했다. 네이마르(브라질·파리생제르맹)는 “당신은 우리의 기억 속에 언제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라도나가 과거 몸 담았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FC바르셀로나, SSC나폴리 등도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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