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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장은 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팬데믹(대유행)이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길 것이라는 가설이 맞아 떨어진 분야가 바로 스마트공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마스크·진단키트 생산↑…스마트공장 효과 ‘톡톡’
지난 1월 출범한 중기부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이하 기획단)은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제조혁신 정책 ‘컨트롤타워’ 부서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산하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스마트공장 보급 실무를 맡는다면, 기획단은 스마트공장 보급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 큰 판을 짜는 업무를 맡는다.
지난 1월 중기부가 기획단을 신설하면서 초대 단장으로 부임한 조주현 단장은 취임 6개월 차 소감을 묻자 “코로나 사태로 스마트공장이 왜 중요한지를 절실히 느낀 기간”이라고 답했다.
그는 “마스크·손소독제 수급난이 심할 때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이들 업체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고, 그 결과 생산량이 50%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며 “최근 진단키트 업체에도 스마트공장을 보급, 해외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기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열악한 중소 제조업체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하자 중소 제조업체들도 공급망관리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며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을 때 디지털 방식으로 상황을 예측,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탄력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CM은 제조실행시스템(MES)과 함께 스마트공장 필수 요소로 꼽힌다.
조 단장은 올해 스마트공장 고도화와 이를 위한 데이터 인프라 조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 스마트공장은 한 기업 내에서 제조데이터가 머무르는 게 아니라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일종의 ‘커넥티드 엔터프라이즈’ 개념으로 진화한다”며 “우리는 아직 가치사슬로 기업을 연결하는 작업이 부족하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만간 민간 클라우드를 임차해 중소기업 현장에서 나오는 제조데이터를 올릴 예정”이라며 “아울러 3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조 공정상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인공지능을 통해 해결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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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장은 “독일은 이미 클라우드에 제조데이터를 올리고 분석·활용할 필요성을 느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기부 역시 이에 맞춰 국내 중소기업 제조데이터 클라우드 실증사업을 독일 측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 제조국가들과 스마트제조혁신 분야 논의도 활발하다. 조 단장은 지난 5월 중순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주관 ‘선진제조생산 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중소기업 스마트공장 협력을 통해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 코로나 방역 물품 생산량을 늘린 사례를 전 세계에 소개했다. 그는 “중소기업형 등대공장을 만들어 기술과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세계경제포럼에 제안했고, 현재 회원국들이 실무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등대공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미래 제조업 모델을 제시하는 스마트공장을 뜻한다.
조 단장은 스마트제조혁신이 최근 이슈로 부각된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에 대해서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3차 추가경정예산에 리쇼어링 기업만을 위한 자동화 설비 지원을 확대했다”며 “중소기업은 인력 부분에서 국내 유턴을 결정하기 어려운 요소가 있는데, 스마트제조로 이런 부분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단장은 스마트제조혁신이 곧 ‘디지털 뉴딜’임을 강조했다. 그는 “중소 제조업체 디지털화는 후방산업 보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한 노력이 쌓이면 우리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진정한 의미의 ‘제조혁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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