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축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펠레’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기억되는 선수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세월에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최근 뉴스보도에 의하면 제대로 걷지 못하는 데다 우울증이 생겨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나이가 들면 누구나 노화로 인한 신체의 퇴행적 변화와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특히 60대가 넘어서면 무릎 관절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관절 내에 위치해있는 연골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함께 퇴행해 점점 닳아지기 때문이다.
|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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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생겨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무릎은 우리 몸이 활동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신체부위로 무릎 관절염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이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무릎 관절염 환자 증가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4년~2018년 5년 새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료받은 60대 이상 환자는 209만여 명에서 252만여 명으로 약 20%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게 타 국가보다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며 관절염 환자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술도 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점이다. 특히 첨단 기술이 접목된 인공관절 의술은 해외서도 인정받을 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향상된 의료기술로 수술 부작용이 감소되고 정밀성과 안전성이 향상되며 최근에는 80대서도 인공관절 수술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대의 의료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은 인공관절 의료기술의 첨단화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기법에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인공관절 수술의 정밀성과 정확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다. ‘3D 프린팅’을 적용한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개인마다 다른 무릎관절과 뼈 모양을 분석해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전 제작하여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이로써 획일적으로 같은 크기와 모양의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사용하는 기존 수술과 비교해 수술시간의 단축은 물론, 수술의 정확도 향상, 감염 및 합병증 예방, 인공관절의 수명 연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고령 환자일수록 수술시간이 길면 수술의 특성상 감염, 출혈 등 응급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 이러한 수술 과정 중 발생 가능한 위험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적용되는 ‘3D 프린팅’ 기술은 환자 개개인에 맞는 인공관절과 수술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수술시간의 단축 외에도 수술의 정확도를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
최근 보편화 된 인공관절 수술은 1960년대 영국의 정형외과 의사 존 찬리에 의해 개발돼 국내에서는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현재는 3D 프린팅 등 첨단 프로그램과 장비, 시스템의 기술적 융합을 통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함께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의 뼈나 관절 등을 맞춤으로 치료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이 융합된 첨단 의료장비의 인허가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