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아라"..백화점 ‘1층=명품’ 공식 파괴

신세계百 강남, 1층에 럭셔리 화장품 총집결
정유경 총괄사장 새로운 실험 성공할 지 주목
고속터미널과 접근성 고려, MZ세대 맞춤형 브랜드로
더현대서울, 롯데 동탄점도 기존과 다른 MD 추구
  • 등록 2021-07-29 오전 7:30:00

    수정 2021-07-29 오전 9:18:27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내 백화점 단일점포 매출 1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1층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기존에 1층을 채웠던 버버리, 프라다, 구찌 등 명품 패션 브랜드는 2·3층으로 올라갔다. 신세계백화점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MZ세대를 끌어오기 위해 ‘1층=명품’ 공식을 깨는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전경(사진=윤정훈 기자)
신세계백화점은 9개월간의 리뉴얼을 마친 1층 매장 ‘아뜰리에 드 보떼’를 지난 27일 공개했다. 아뜰리에 드 보떼는 세상에 없던 아름다움을 위한 작업실이라는 의미다. 화이트 톤의 클래식한 인테리어와 대리석 기둥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연상케 한다. 3305㎡ 규모의 공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60개가 입점했다. 이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40개 등 총 10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럭셔리 화장품을 한 데 모아 ‘뷰티의 신세계’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직접 챙기는 신세계의 럭셔리 브랜드 뽀아레, 스위스퍼펙션도 입점시켜서 해외 브랜드와 한판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명품 전문관 론칭 등을 통해 업계 최초 단일 매장 2조(신세계 강남점) 시대를 열었던 정 총괄사장의 차별화 전략이 이번에도 통할지 주목된다.

신세계 강남점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된 1층의 접근성을 활용하기 위해 패션명품 대신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중심의 MD(상품기획)를 택했다. MZ세대 고객이 편하게 와서 화장품 브랜드를 마음놓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샤넬의 향수 컨설턴팅 공간인 ‘에스빠스 빠르펭’, 구찌·펜디·메종마르지엘라 등 10여개의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핸드백을 전시회처럼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백 갤러리(Bag Gallery)’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케이스스터디 매장(사진=윤정훈 기자)
MZ세대가 열광하는 신세계의 편집숍 케이스스터디도 1층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1020 감성의 라이프스타일 콘셉트 매장으로 스니커즈와 의류 등 스트리트 패션 아이템을 주로 다룬다. 나이키, 반스, 쉐이크쉑, 복순도 등 업종을 넘나드는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으로 유명하다.

디올도 화장품·패션을 모두 경험할 수 잇는 부티크 매장을 국내 최초로 선뵀다. 샤넬은 일반 뷰티매장과 프리미엄 화장품과 스킨 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프리미엄 매장 2개를 입점시켰다. 신세계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와 스위스퍼펙션, 지방시, 구찌뷰티, 로라메르시에, 아스테드빌라트 등 신규 럭셔리 브랜드도 다수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강점 살려 리뉴얼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는 쇼핑 중심의 오프라인 공간을 체험·경험 콘텐츠 중심으로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매장이 지난 2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이다.

더현대 서울은 곳곳에 숨겨진 재밌는 브랜드와 커피전문점 등 덕분에 MZ세대에게 ‘인스타(인스타그램) 맛집’으로 떠올랐다. 지하 2층에는 대놓고 MZ세대를 위한 힙한 브랜드를 유치했다. 라이프스토어 편집숍 ‘나이스웨더’ 스웨덴 스톡홀름 기반의 노르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 서울 성수동의 문구 전문 매장 ‘포인트오브뷰’,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 등이다.

롯데백화점도 다음달 문을 여는 동탄점에 식·음료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킨다. 1층은 화장품 매장 대신 해외 럭셔리관, 식·음료 매장, 리빙 매장을 구축했다. 또 스타벅스 리저브 등 10개 커피 브랜드와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등이 입점 예정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는 쇼핑보다는 여가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면 경쟁사 업체라도 입점시켜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구찌뷰티, 시세이도, 샤넬 프리미엄, 입생로랑 매장(사진=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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