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가성비'에 NB '품질' 더하니…라면업계도 놀란 'NPB' 열풍

유통업체에 PB라면 주문 받아 제조만 하던 라면업체
이춘삼 짜장라면·빽라면·대파열라면 등 공동기획·개발
가성비에 제조역량 더하니 NB제품 넘어선 깜짝 성과
"과거 빈 생산라인 채우던 PB, 이제는 전략제품으로"
  • 등록 2023-11-16 오전 6:15:00

    수정 2023-11-16 오전 6:15: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7개월 간 홈플러스 라면 카테고리 전체 1위를 차지한 ‘이춘삼 짜장라면’, 첫 라면시장 진출에 이마트와 CU에서 800만개 가까이 팔려나간 ‘백종원 라면’ 2종, 그리고 지난 9월 출시되자 세븐일레븐 컵라면 카테고리 1위에 올라선 ‘대파열라면’까지.

홈플러스 모델이 최근 소비자들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PB라면 ‘이춘삼 짜장라면’을 선보이고 있다.(사진=홈플러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유통채널에 ‘자체브랜드(PB)’에서 진일보한 ‘제조·유통사 공동브랜드(NPB)’ 라면의 열풍이 거세다. 그간 ‘가성비’만을 앞세웠던 PB라면이 소비자들의 트렌드까지 관통하는 성과를 내자 여기에 라면업체들도 제조 역량을 보태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서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PB라면 이춘삼 짜장라면은 출시 9일 만에 초도물량이 모두 팔려나가며 품귀 현상을 빚었고 이후 7개월 간 홈플러스 전체 라면 카테고리 1위를 유지하는 이례적 성과를 냈다. 여기에 지난 9월 후속작으로 선보인 ‘이해봉 짬뽕라면’까지 힘을 보태면서 두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현재 1000만개를 돌파했다.

두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원인으로 1봉당 가격이 각각 500원, 600원 안팎인 ‘착한 가격’을 꼽는다. 동시에 NB제품에 버금가는 맛과 품질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홈플러스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PB제품이지만 엄밀하게 따져 제조사가 이에 공동으로 기획·개발하는 이른바 NPB 제품이어서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두 제품의 제조를 맡은 삼양식품 관계자는 “과거 PB라면은 유통업체가 기획부터 시작해 레시피 개발, 마케팅까지 일괄적으로 맡고 제조사는 이에 맞춰 생산만 하면 되는 구조였다”며 “다만 이번 이춘삼 짜장라면은 기획과 레시피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판매와 마케팅은 유통채널에서 맡는 이른바 NPB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NBP제품으로 시장에 내놓아 주목할만한 성과를 낸 라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마트와 CU는 더본코리아와 협업, 백종원 대표의 레시피를 활용한 NPB 제품인 ‘빽라면(봉지라면)’과 ‘백종원 고기짬뽕(컵라면)’을 올해 1월 각각 단독으로 선보였다. 지난달 기준 이마트 빽라면은 470만개, CU 백종원 고기짬뽕은 3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가는 성과를 냈다.

지난 9월에는 세븐일레븐의 PB 컵라면인 ‘대파라면’과 오뚜기의 NB 라면인 ‘열라면’의 협업이 성과로 이어지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세븐셀렉트 대파열라면’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번 NPB 라면은 출시 직후 세븐일레븐 컵라면 카테고리 매출 1위에 곧장 올라섰고, 현재 누적 판매량 1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과거에도 PB 전략의 일환으로 NPB 제품들을 내놓은 바 있는데 최근 고물가 상황과 차별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 등 복합적인 시장 환경이 맞물리면서 이같은 NPB 라면이 새삼 주목을 받는 것 같다”며 “소비자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유통채널의 기획력에 전통 라면업체들의 개발·제조역량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 시즌3’의 등장 메뉴인 ‘대게라면’을 이마트와 협업해 선보인 팔도는 “과거 PB는 다소 낮은 수익성에도 빈 생산라인을 채워 고정비를 감내하기 위해 생산하는 제품이었다”며 “다만 최근 PB라면이 가성비는 물론 소비자 트렌드를 관통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있어 라면업체들도 이에 대한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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