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된 소셜로그인…네이버·카카오 "우린 페이스북과 달라"

'불통 튈라' 긴장하는 국내업체
사용자에 제공받는 정보 한정적
취미·성향까지 파악하진 않아
페이스북과 달리 개인정보법 적용
앱 정보 제공도 본인 동의 후 가능
  • 등록 2018-03-27 오전 6:25:34

    수정 2018-03-28 오전 11:10:0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페이스북 가입자라면 손 쉽게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자고 마련된 소셜 로그인. 소셜로그인이 ‘양날의 검’이 돼 날아왔다. 비슷한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긴장한 모습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페이스북 아이디만 있으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인터넷 서비스(앱, 웹)를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페이스북 등 플랫폼의 힘을 빌려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와 업체를 연결해주는 중개자 역할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페이스북 중심의 앱 생태계가 꾸려진다. 사용자와 플랫폼, 기업이 밀접하게 연결된 ‘초연결 생태계’다.

그러나 기업의 일탈은 플랫폼과 사용자에 재앙이 됐다. 페이스북 소셜로그인으로 연결된 사용자와 그의 친구들의 성향 정보까지 파악한 기업이 다른 용도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사용자들의 정치적 성향 파악을 위해 5000만 페이스북 가입자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우리는 페이스북과 달라”

네이버와 카카오는 페이스북 소셜로그인 사태가 확산하는 것에 긴장한 모습이다. 우선은 이들도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소셜로그인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소셜로그인’이 개인정보 관리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유출 시 개인정보 유출에 준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개인정보 관리가 허술한 일부 앱을 예로 들면서 “2600만 국민이 사용하고 있지만 관리의 사각지대”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개개인의 취미, 성향 정보까지 파악됐던 페이스북과 달리 네이버와 카카오는 제공되는 개인정보도 적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보호를 받고 있어 페이스북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 자료 사진 (네이버 제공)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소셜로그인 기능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고안된 서비스”라며 “사용자 동의가 있어야 별명, 이메일, 생년 정보가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제공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과 생년은 이용자가 제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앱 업체에 제공되는 정보도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타깃 광고를 위해 사용자들의 성향을 세세하게 파악하는 페이스북과 달리 네이버나 카카오는 이 같은 빅데이터 정보를 저장하기 쉽지 않다.

페이스북, 구글과 비교해 우리 포털 업체들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높지 않은 편으로 알려졌다. 우리 포털은 또 개인정보보호법 규제를 직접 받고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우 대표 변호사는 “미국은 우리와 같은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세세한 규제가 없어 (CA 사례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거래 단속 나선 방통위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부터 국내외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인정보 거래 관련 게시물 단속에 나선다. 앞으로 3개월간 집중 단속한다. 이번 페이스북 사태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실명 아이디 뿐만 아니라 유령 아이디까지 대량 생산해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일이 있다”며 “이들 개인 정보는 거짓 리뷰에 이용되거나 댓글을 이용한 검색 순위 조작에 악용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방통위와 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개인정보 불법 거래 게시물은 총 11만5522건이 탐지됐다. 이중 아이디 불법 거래 게시물은 8956건으로 전년(2016년) 대비 215% 증가했다.

방통위는 네이버, 카카오, 트위터 등 주요 포털과 SNS 사업자들과 핫라인을 구축해 불법 거래 게시물을 적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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