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차신경이란 얼굴의 감각신경을 말하며 이마, 뺨, 턱으로 향하는 세 가닥의 신경이 있다. 삼차신경이 뇌 안에서 갈라져 나올 때 주위의 혈관이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삼차신경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뇌종양이나 뇌혈관 기형 등 다른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삼차신경통은 비교적 흔한 뇌신경통으로 연간 인구 10만 명당 4.5명 꼴로 발생하며, 60대 이후 여성에서 흔하다.
삼차신경통은 날카로운 송곳이나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서 수초 내에, 길어도 2분 내에 사라지며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참기 어려운 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얼굴을 움찔거리게 되는데 이를 유동성 틱이라고도 한다. 통증은 저절로 나타나기도 하고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유발되기도 한다. 또한 얼굴의 어느 부분을 건드리면 통증이 유발되기도 하는데 이를 유발점이라고 한다. 대개 입 주위, 잇몸, 코 주위에 나타나 세수를 하기 어렵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입을 움직이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나타나 말을 할 수 없기도 한다.
삼차신경통은 전형적인 임상 양상, 유발부위, 신경학적 검사 상 국소장애가 없는 점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대개 증후성 원인을 찾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한다. 삼차신경통의 치료에는 항경련제가 효과적이며 70~80% 정도의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인다. 만약 약물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삼차신경통은 발작적인 통증이 순간적으로 나타나면서도 감각은 그대로 유지돼 감각마비 등 다른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없다”며 “치통은 하루 종일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 부위에 따라 얼굴 전체가 욱신거리는 반면, 삼차신경통은 간헐적으로 강한 통증이 길어도 2분 내에 사라지며 얼굴 한쪽에만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