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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들은 출혈 경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심심치 않게 합종연횡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29일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그동안에는 젊은 층이 중심이었던 온라인 소비가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전 연령층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로 언택트 소비문화는 더욱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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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에도 이커머스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성장했다. 오프라인이 0.9%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2018년에도 온라인 매출은 전년보다 15.9% 늘었었다.
전망도 밝다. 코로나19로 새롭게 이커머스를 경험한 고객들이 신규 고객으로 정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다. 지난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온라인 쇼핑에 소극적이던 40~60대가 온라인으로 대거 유입된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이제는 이커머스가 명실공히 국내 유통업계의 ‘주류’로 거듭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커머스가 주류로 발돋움하면서 적자가 나더라도 버틸 수 있는 맷집과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들의 출혈 경쟁이다. 주문량이 늘어나면 업체에 큰 이익이 될 것 같지만 물류·배송 인력 충원 등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대부분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외부 자금 수혈을 불사하더라도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한 혁신을 진행하면서 소비자 편의성 높이기에 집중한 결과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매각설에 휩싸이는 이유도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물류 혁신을 주도했던 쿠팡의 경우 매년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14년 1215억원이던 적자는 2015년 5200억원, 2016년 5653억원, 2017년 6388억원에서 2018년 1조 970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규모는 더욱 커져 작년 적자 규모가 2조원까지 늘어났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위메프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적자가 636억원, 417억원, 390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하지만 쿠팡의 적자를 감수한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상품기획자(MD)의 대대적 확충과 신규 파트너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적자폭도 대폭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