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고금리 이자를 견디지 못해 결국 경·공매 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 시절 ‘영끌’로 아파트를 매매했지만 고금리 기조로 돌아서며 급격히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시장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매물들이 결국 경·공매 시장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브리지론에서 PF로 전환도 못 하고 경·공매 시장으로 나오는 사업장이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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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동산 업계와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경매 시장에 아파트 매물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전국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 매물은 1736건이던 것이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2829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매 물건은 늘어나지만 낙찰률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금리로 경매시장에 유입되는 신규 건수가 늘고 매수세 위축으로 기존 경매물건은 유찰을 거듭하면서 전체 아파트 경매물건이 쌓이고 있다”며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전반적으로 매맷값이 하락함에 따라 낙찰가율도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고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가 유지되는 한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아파트 경매 시장 정체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턴 부동산PF 자산 부실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실제 경·공매 시장에선 벌써 만기를 미룬 사업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올해 정부의 각종 부동산PF 만기 연장 등 각종 금융 지원으로 ‘버티기’가 가능했지만 내년부턴 이마저도 어려운 사업장이 늘어나리라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가 좀 하향할 가능성은 있지만 올해까지는 여전히 금리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경·공매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건설 경기가 좋지 않고 아파트값도 내림세여서 투자금 회수를 위해 경매 절차가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비주택 부동산PF는 아파트 등 주택시장과 달리 내년 더 빠르게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금리가 부동산PF엔 태풍 수준의 영향을 주면서 내년 경·공매 시장이 큰 시장으로 커질 것이다. 지금은 정부가 인공호흡기를 달아 놓았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PF 리스크 확대’ 의 고리를 끊어내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며 “결국은 정부 지원에 더 기대거나 빨리 매물이 시장에 나와서 정리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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