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중 유일하게 예방 가능한 ‘자궁경부암’ 어떻게?

백신 접종, 정기 검진으로 예방해야
  • 등록 2020-06-08 오전 7:07:25

    수정 2020-06-08 오전 7:07:2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여성이라면 누구나 걱정되는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전세계 여성들에게 유방암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하지만 다른 암과는 달리 원인이 분명하고, 예방 백신이 있어 예방이 가능하다. 자궁경부암은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 원인으로 꼽히는데, 조기에 백신을 맞으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는 폐경기 여성인 4~50대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데, 최근에는 젊은 층도 증가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5만 4603명, 2017년 5만 9910명, 2019년 6만 3051명으로 집계됐다. 50대 환자가 전체의 26.9%로 가장 많았으나, 최근 몇 년 새 20~30대 여성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환자는 2015년에는 13,447명, 2017년 16,038명, 2019년 17,760명으로 5년 새 약 32%가 증가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는 150여종 이상이 있지만, 감염된다고 해서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바이러스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자궁 내에 지속적으로 감염된 상태를 유지하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들이다. 고위험군의 바이러스들은 자궁 내에 세포 변화를 일으키고, 결국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게 된다.

자궁경부암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 성교 후 출혈, 붉은 질 분비물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암이 중기나 말기로 진행될수록 배뇨 후 출혈, 배뇨곤란, 혈뇨, 체중감소, 골반통 등이 나타난다.

자궁경부암은 진행의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암 전단계에서는 병변 부위만 도려내는 자궁 경부 원추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암이 이미 진행된 초기, 중기 환자는 자궁 적출을 통해 암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고 말기 환자에게는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진행한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가 병변을 일으켜 암까지 진행되는데 10~1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기적인 검사만 한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또한 암 중 유일하게 백신이 있어 백신을 맞는다면 암 발생률이 현저히 낮아지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과 정기 검진만 시행한다면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며 “하지만 최근 20-30대 여성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젊다고 안심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있어 우려된다. 성 경험 시작 전에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고, 성 경험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1년에 1번 이상은 산부인과에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다”며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해도 자궁경부암이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뿐만 아니라 여러 여성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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