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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여 위원장이 어렸을 때부터 1993년 2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모친과의 추억이 담겼다.
사법시험 합격 후 판사의 길을 택했던 여 위원장은 부장판사 승진을 앞두고 어머니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법복을 벗고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가 사임한 지 불과 엿새 만에 소천했다. 당시 그의 이야기는 많은 언론에 소개됐고, 기사 제목 중 하나가 책 제목이 된 ‘어느 판사의 사모곡’이었다.
여 위원장은 책을 낸 후에 출판기념회도 홍보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정치하고는 상관없고 제 경력을 자랑하기 위해 쓴 글도 아니었으니 출판기념회를 할 필요가 없었다”며 “어머니를 위해 쓴 책이니 저를 드러낼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저에 대한 설명도 최대한 생략했다”고 말했다. 그는 책 머리말에도 ‘오직 어머니를 만나고 마주보면서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다.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 생각날 때 나도 모르게 펜을 들었다’고 썼다. 여 위원장은 다만 저자를 너무 숨기다 보니 책이 많이 안 팔렸다고 웃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추가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20대 국회가 끝나는 4월에는 정계에서 은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사-변호사에 이어 정치인으로서의 인생 3번째 역할이 마무리되고 있는 셈이다. 18대 총선이 열린 2008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얼떨결에’ 시작한 정치인의 삶이 10년이 훌쩍 넘었다. 정치에 처음 입문할 때 60세였던 여 위원장도 이젠 70대가 됐다.
◇여상규 위원장은
△1948년 출생 △서울대 법대(수석졸업) △1978년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10기)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판사 △18·19·20대 경남 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 비서실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