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다. 움츠렸던 몸을 펴고 따뜻한 계절을 만끽하고 싶지만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잠이 쏟아지며, 무기력해지고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한다. 충분히 잠을 자도 졸음이 쏟아지고 식욕까지 떨어지게 만드는 봄철 불청객은 봄철피로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시기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무엇보다도 계절 변화로 인한 생체리듬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조량이 늘고 기온이 오르면서 겨울에 적응했던 피부와 근육이 따뜻한 기온에 맞추어지게 된다. 이와 동시에 수면, 일상생활 패턴이 변하면서 생체 리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춘곤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이 있다. 특히 겨우내 운동량이 부족한 컨디션에서 피로, 과로 등이 겹칠 때 심하게 나타난다. 이는 신체리듬이 회복되는 데 에너지를 쏟게 되어 신체 적응능력이 떨어져서 악화되기 때문이다. 춘곤증은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 등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간염, 결핵, 당뇨 등 다른 질병의 초기증상과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도 더러 있으며, 특히 소화기관은 피로와 스트레스에 민감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겨울 동안 규칙적인 운동, 영양섭취, 균형 잡힌 생활습관으로 체력을 보충해 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주, 흡연, 카페인 음료 섭취를 자제해야 하며, 특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경우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만약 밤에 잠을 설치거나 코골이가 심한 경우 낮에 졸림이 쉽게 올 수 있어 토막잠을 자는 것도 좋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운동보다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맨손체조, 가벼운 산책도 도움이 된다.
신철 고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춘곤증은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춘곤증은 신체가 봄을 받아들이기 위한 신호와 같아 증상이 나타날 경우 무리하지 말고 틈틈이 휴식을 취해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