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수록 더 팔린다…아이스크림도 보복소비

2분기 편의점 아이스크림 매출 늘었는데
일반제품보다 프리미엄 증가폭 더 커
"코로나 19 재난지원금 영향 풀이"
빙과산업 부흥으로 보기는 일러
  • 등록 2020-07-10 오전 5:00:00

    수정 2020-07-10 오전 5:00:00

GS25 편의점이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독점으로 판매하는 ‘밴 앤 제리스’. 이 브랜드는 세계 파인트 아이스크림 점유율 1위로 고급 제품으로 분류된다.(사진=GS25)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여름 한 철 장사에 들어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값이 비쌀수록 더 팔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위축한 빙과산업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조짐으로 보기는 섣부르다는 평가다.

9일 국내 편의점 4개사의 2분기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는데 제품을 일반과 프리미엄으로 양분해 보면 증가 폭은 차이가 났다. 아이스크림은 일반과 프리미엄으로 구분한다. 주로 가격을 기준으로 가른다. 통상 값이 적게는 3000원, 많게는 4000원을 넘으면 프리미엄 제품으로 친다.

이런 기준으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4~6월 일반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최대 15.1%(4월) 늘어난 반면에, 같은 기간과 기준으로 프리미엄 제품 매출은 최대 65.1%(5월) 증가했다. BGF리테일의 씨유(CU)에서는 일반 제품이 2.2%(6월) 증가하는 동안 프리미엄 제품은 21.6%(5월) 급증했다.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 편의점도 일반(6월 4.8%)과 고급(5월 9.9%) 차이가 났다. 다만, 이마트24는 일반(4월 24.2%)이 프리미엄(6월 3.1%) 제품보다 상승폭이 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일반보다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는 데에 부담이 덜해진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유통은 대부분 소매 시장에서 이뤄지는데 편의점 유통량은 36%(2018년 기준)다. 이런 주요 유통 채널에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소비자 구매 성향이 변화하는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아이스크림 매출 비중은 일반 제품 비중이 더 큰데, 앞으로 처지가 역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아이스크림으로 분류되는 롯데제과의 ‘월드콘’은 1986년 출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사진=롯데제과)
다만 아이스크림 산업 전체가 신장하는 것으로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아이스크림 소매 시장은 성장이 정체해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식품산업통계를 보면, 아이스크림 소매 매출 규모는 2018년 1조6291억원으로 2016년(1조9618억원)과 전년(1조6837억원)에 이어 감소했다. 2년 동안 매출 감소폭은 17%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많이 만들수록 적자”라고 했다.

저출산으로 아이 인구가 줄면서 주요 소비층이 축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외식업체에서 아이스크림을 메뉴로 편입하면서 시장을 잠식한 측면도 있다. 업계는 해태제과가 올해 3월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을 빙그레에 매각한 것을 이런 맥락에서 읽는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6월부터 8월까지 매출이 한해 장사를 좌우하는데, 올여름은 상대적으로 시원하기까지 해서 예년만큼 실적이 나올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4개사 일반·고급 아이스크림 매출 신장률(자료 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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