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보름 여만에 다시 6만달러 고지를 넘보고 있다. 세계 최대 카드 브랜드인 비자와 최대 지급결제업체인 페이팔이 잇달아 비트코인 등을 활용한 결제서비스를 내놓은데 이어 월가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까지 개인 자산관리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투자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1일(현지시간) 달러화로 거래되는 주요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7시8분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1% 미만으로 상승하며 5만910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이후 18일 만에 6만달러에 재도전하고 있다. 역대 최고가는 6만1683달러다. 이에 비트코인 시가총액도 1조1100억달러를 넘었고, 가상자산 전체 시총도 1조9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뛰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 등을 활용한 지급결제 서비스와 자산관리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데 따른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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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개인 자산관리 고객들을 위해 가상자산에 대해 사려깊고 적절한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회사 내 여러 팀들과 다양한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2500만달러(원화 약 282억5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개인이나 가족, 개인 기부재단 등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골드만삭스 개인 자산관리부문은 고객들을 위해 비트코인 현물에 직접 투자하거나 파생상품인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방안, 또는 전통적인 간접투자상품 등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경쟁사인 모건스탠리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월가 IB 중에서는 처음으로 오는 4월부터 비트코인 펀드를 만들어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모건스탠리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가상자산 간접투자상품인 갤럭시 비트코인 펀드와 같은 가상자산 전용 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보다 하루 전인 30일에는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을 이용해 지급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알리며 “이번 조치로 인해 가상자산 효용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체크아웃 위드 크립토(Checkout with Crypto)’라는 이름을 붙인 이 결제서비스는 우선 미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댄 슐먼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우선 수백만 곳에 이르는 전 세계 온라인 사업체에서 이 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페이팔에 가맹된 2900만 곳의 업체들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뿐 아니라 같은 날 비자는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거래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글로벌 신용카드 회사인 마스터카드 역시 지난달 10일 가상자산 체크카드를 만들어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비트코인 선물 상장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이번에는 이르면 5월 쯤 마이크로 비트코인 선물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더 다양한 기관 투자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반 데 포프는 이날 “지난해 9월 1만2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대대적인 강세장을 지켜오고 있다”며 “특히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저점을 높여가고 있는 만큼 6만1000달러를 다시 돌파한 이후로는 최고 7만3000달러, 그 이후로는 9만2000달러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