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글로벌 산업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반도체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곁의 가전제품은 나날이 똑똑해지고 어려운 기술 용어도 뉴스에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봐도 봐도 어렵고 알다가도 모르겠는 전자 산업, 그 속 이야기를 알기 쉽게 ‘톡(Talk)’해드립니다. <편집자주>혼합현실(XR) 헤드셋인 애플의 ‘비전 프로’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XR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좀처럼 성장세에 올라타지 못한 XR 시장이 애플의 주도로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전자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도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XR 개발에 뛰어들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전자전’(KES)의 한 대학 부스에서 학생이 VR(가상현실) 방탈출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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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비전프로는 당초 계획한 내년 1월에서 미뤄져 내년 3월에 출시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애플은 유통 계획 준비와 함께 최종 기기 테스트를 진행하며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는 2025년엔 비전프로2를 출시하며 가격을 50% 낮춘 보급형 제품도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비전프로는 XR 시장의 부흥을 불러올 ‘개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XR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현실) 등을 통칭하는 용어로, 현실과 디지털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외관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VR 기기와 비슷한 헤드셋 모양이지만 애플은 비전프로를 ‘공간 컴퓨팅’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해 XR 기기 특유의 어지럼증을 극복하고 게임기에 머물렀던 인식에서 벗어나겠단 전략이죠.
XR 시장은 지난달 메타(구 페이스북)의 VR 헤드셋 ‘퀘스트3’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메타는 비전프로보다 한발 앞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수요를 선점해 대중화를 노리겠단 전략입니다. 비전프로 출시가가 3499달러(약 450만원)로 고가라는 지적 속에서 메타는 최저가 499달러(약 65만원)에 퀘스트3을 선보였죠.
국내기업들도 애플의 비전프로에 도전장을 내밀고 XR 기기 개발에 한창입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꾸리고 구글, 퀄컴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XR 헤드셋 공동 개발 생태계 구축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삼성 글라스’를 개발 중이며 지난달 영국 특허청에 상표를 등록하기도 했습니다.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미래 사업 준비를 위한 본부 직속 XR 사업담당을 신설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LG전자도 퀄컴 등과 협력해 XR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XR 관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생태계 구축도 중요한 요소”라며 “(제품 출시로 인한) 시장 선점과 더불어 인프라 구축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애플 ‘비전프로’ 아이사이트가 켜진 모습.(사진=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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