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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꼬마빌딩 거래금액 22조 ‘역대 최대’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빌딩 중개업체 원빌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상업·업무용 중소형 빌딩 거래금액은 22조3077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거래건수는 272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7조2183억원)대비 5조894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거래건수는 전년(2030건)대비 699건 증가했다.
서울의 상업·업무용 중소형 빌딩 거래금액은 꾸준히 증가추세다. 2016년 9조9017억원, 2017년 11조563억원, 2018년 12조567억원, 2019년 17조2183억원을 기록했다.
오동협 원빌딩 부사장은 “박근혜 정권 당시 부동산 시장 침체에 LTV·DTI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동산과 건설경기 부양 정책에 나서면서 2016년 당시 꼬마빌딩에 대한 관심이 처음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면서 “이후 최근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다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거래건수는 2016년(2743건)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거래 금액은 오히려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꼬마빌딩 시장에 대한 투자 규모가 급증했다.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에 이어 7·10 대책까지 발표되면서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대체투자처로 꼬마빌딩이 급부상했다.
지난해 서울시 월별 매매현황을 살펴보면, 7월 354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8월 288건, 9월 256건, 10월 249건, 11월 259건, 12월 114건으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또한 최근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래 건수가 줄어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 19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급감했다가 6월, 7월 주택 시장 규제로 거래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이후에는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래 건수가 소폭 줄었지만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40억 이상 매물 2배 늘어…저금리·주택시장 규제로 ‘반사이익’
금액별 매매현황을 살펴보면 10억원 이하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건수는 2016년 758건에서 지난해 286건으로 400건 가까이 줄었다. 10억~20억원 규모의 빌딩 거래 건수도 2016년 870건에서 지난해 465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2016년 75건에 불과했던 40억~50억원짜리 거래 건수가 지난해 147건으로 2배 가량 늘었다. 60억~70억원도 52건에서 116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100억~200억원 경우 지난해 302건이나 거래됐다. 4년새 6배 가량 증가했다. 법인의 업무용 빌딩 거래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내에서도 강남구 거래가 37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통적으로 상업·업무용 빌딩이 많은 종로구(203건)가 2위를 기록했으며, 서초구(175건), 영등포구(156건), 용산구(145건), 마포구(145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유동 자금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주택 시장의 규제를 피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저금리 영향과 자산 가치 상승으로 기대수익률마저 낮아졌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부문 수석위원은 “작년 6·17, 7·10 대책 이후 주택 관련 세금이 강화되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꼬마빌딩을 투자하는 수요가 많아졌다. 지난해 상담 건수의 60%가 빌딩 매입에 관련된 것이었고 대부분이 7월 이후에 집중됐다”면서 “특히 그동안 임대수익률 3%대 이상을 기대했다면 최근에는 2%대의 대출 이자만 충당할 수 있을 정도면 시세차익을 보고 투자하는 공격적인 투자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수석위원은 “작년 2분기만해도 20억~30억원 규모의 빌딩이 거래됐는데 저렴한 매물부터 소진되면서 최근에는 50억원 짜리도 괜찮은 매물을 찾기가 어려워졌다”면서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시작되면서 입지 좋은 곳의 꼬마빌딩 투자 상담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