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개인 빵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최모씨는 “달걀과 생크림, 밀가루 등 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우유와 버터 등 유제품 가격까지 오르면 관련 제품 가격을 더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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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달걀 30구(특란 중품 기준) 평균 소매가격은 6615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사이 약 20%(1101원) 오른 수준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서도 달걀 가격이 올해 1월부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며 지난달(8월) 물가는 전년 대비 54.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걀 소비자 가격이 오르는 주된 이유는 산란계(계란을 낳는 닭) 개체수 감소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한 AI로 인해 정부는 올 초에만 약 1696만 마리의 산란계를 살처분했다. 전국에서 사육하는 산란계 약 6587만 마리 중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산란계 4마리 중 1마리가 대거 살처분 되면서 급감한 달걀 생산 여파가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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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3년 만에 원유 가격이 리터(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오른 점도 부담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달부터 우유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흰 우유 1리터(ℓ) 제품 기준 권장 소비자가격이 평균 2600원에서 2700~2900원까지 100~300원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우유와 버터 등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이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베이커리 제품 가격도 인상 압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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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베이커리 업체들은 수급 확보와 원가 절감 방안을 통해 원재료 가격 인상 여파를 감내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던킨 등 여러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한 SPC그룹은 최근 원재료값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본사에서 최대한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각 직·가맹점에 공급하는 베어커리류 완제품 또는 반제품의 출하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뚜레쥬르 제과점을 운영하는 CJ푸드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가맹점들은 가맹본부의 일정 가이드라인 안에서 점주들이 개별적으로 최종 제품 소비자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다 보니, 이미 각 매장별로 일부 제품 가격을 미세 조정하는 등 변화와 차이는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개인 자영업자 등 영세·소형업체들은 수급과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이미 관련 제품 생산을 줄이거나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달걀값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유 등 유제품 가격마저 오르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인 상황”이라며 “그럴 경우 대형 제과업체들도 한계에 다다르면서 결국 제품 가격 인상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